책소개
자본론을 읽지 못한 당신에게 들려주는 새 시대의 자본론
경제학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설명과 정책을, 이들이 저마다 내세우는 장밋빛 미래를 우리는 무작정 믿어야만 할까? 책 속에서, 세상에 쏟아진 경제학과 이론의 홍수에 관해 저자가 던지는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경제학자는 거짓말을 한다. 유능할수록 더더욱 그렇다”고.
이 책, 《작은 자본론》은 우리가 상식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경제학의 이야기들이 이 시대에는 전제에서부터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은행이 빌려주는 돈은 사람들이 저축한 돈이 아니다. 기업가는 대출을 죽는 만큼이나 싫어하며, 사업의 이윤은 결코 선순환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있는 대부분의 경제 정책은 국가의 성장을 견인하기보다는 결코 좋지만은 않은 현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킨다. 그것도 분배와 성장 두 측면 모두에서.
경제 정책을 세우는 이들은 종종 경제의 문제는 전문가의 손에 맡기라면서, 만연한 실업을 개개인의 문제로 바꾸고 불황을 부족한 시장화의 탓으로 돌리며 ‘시장’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민영화와 무한 경쟁, 임금 삭감의 아수라장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 결과 생기는 것은 극도로 불평등해진 경제와 그로 인해 불가피해진 주기적인 경기 침체뿐인데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이 모든 설명과 정책이 실패할 때쯤에는 비난의 화살을 자기들이 아닌 우리들 국민에게 돌려버린다. 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해이해진 국민 의식과 사치, 이기적인 노동조합과 최저 임금제 그리고 국가적인 실업 지원과 사회 보장 및 무분별한 복지로 국가가 망해간다고. 이런 말은 권력의 중심이 이동할 수도 있는 선거 때면 유달리 극심해진다.
얼핏 들으면 과격한 주장 같지만, 저자의 이론은 지극히 정론적이며, 알기 쉽고 흥미롭다. 저자는 곧 자라서 사회 속으로 들어갈 딸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통해 어렵고도 과격할 수 있는 내용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다. 무슨무슨 이론이니, 무슨무슨 그래프니 하는 복잡한 이론이나 용어도 결코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이야기, 우리 자신의 생각을 일깨워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재치 있는 이야기와 탁월한 견해가 있을 뿐이다. 경제학의 입문서로서 혹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모순을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교양서로서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야니스 바루파키스
저자 야니스 바루파키스(Yanis Varoufakis)는 스스로를 괴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라 부르는 그는 1961년 3월 2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SYRIZA-USF)의 일원으로 2015년 1월 25일부터 2015년 9월 20일까지 그리스 의회 의원을, 2015년 1월 27일부터 2015년 7월 6일까지 그리스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한국에서는 기본 소득의 문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관계를 논의할 때 자주 인용되는 단골인사다. 그리스정교회의 문화에서 자랐지만 무신론자이며 영국에서 학위를 마쳤지만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은 사람. 정치인이면서 전혀 정치인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그는 넥타이 없이 아무렇게나 풀어 헤친 셔츠 차림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거나 긴축 정책을 가리켜 돈으로 행사하는 물고문이라고 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유명하다. 어느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경제가 무너지고 정치가 혼란해지자 자기 같은 보잘것없는 인사가 장관까지 됐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자본에 맞서 그리스를 구하려 했던 그의 노력은 결국 유럽 연합이라는 권력을 앞세운 거대 은행의 압력 앞에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유럽 연합과 채권단이 그리스에 내세운 조건은 추가 긴축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리스의 재정은 앞서 시행한 긴축 정책으로 흑자를 보이고 있었으며, 악조건이던 경제 여건도 그에 따라 점차 나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만약 추가 긴축을 받아들인다면 국내의 투자 여력마저 상실해 그리스의 성장 엔진은 영원히 꺼져버리고 말 터였다. 그 뒤 그리스에서의 경험을 살려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본과 민주주의, 국가에 관한 방송, 강연, 인터뷰, 토론을 했고 그 결실은 2016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매로 맺어졌다. 신자유주의에 맞서 유럽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는 유럽민주화운동(DiEM25)이 태동한 것이다. 그는 엉터리 경제지표와 근거 없는 경제학 이론만 앵무새처럼 되뇔 뿐 정작 민중, 즉 국민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유럽 연합의 비민주성을 성토하며 거기에 이론적 지표를 제공하지만 정작 그 이론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 경제학자들과 그 둘의 뒤에서 탐욕스럽게 이익만 을 취하는 자본가와 은행의 모습을 통렬하게 고발한다.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오늘날 국가와 경제학자 사이의 관계는 마치 중세 시대 국가와 성직자 사이의 관계와 같으며 은행은 이 둘의 사이에서 이득을 얻고 때로 지배하는 기생충과도 같다고.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를 가리켜 ‘경제학자’로서의 소양은 없다고 말하며 거리를 두는 그이지만 어려운 개념도 어렵지 않게 설명하며 논리를 전개하는 탁월한 토론가이자 연설가로 이름이 높으며 경제학의 게임이론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다. 설치미술가인 다나에 스트라투와 결혼했고,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딸은 시드니에서 길렀다. 이 책은 그의 딸 크사니아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이면서, 동시에 경제학자들과 기업과 정부 그리고 은행이 대중을 상대로 벌이는 거대한 사기극을 경고하는 정통 경제학자의 냉철한 분석서이기도 하다. 《약자는 제 할 일만 하라고? ― 유럽의 위기와 미국 경제의 미래》, 《글로벌 미노타우루스 ― 미국, 유럽과 세계 경제의 미래》, 《2016 선언 ― 민주주의, 권력 그리고 시민 저항》 등 유럽의 재정 위기 그리고 세계 경제의 불균형과 게임이론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역자 : 정재윤
역자 정재윤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교에서 일반언어학을 공부했다. 이후 여러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출판 기획과 편집을 했고, 지금은 자유기고가로서 번역과 집필을 하고 있다. 《영화 즐기기》, 《틀리기 쉬운 우리말 바로 쓰기》,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말과 글을 살리는 문법의 힘》, 《우리말 관용어》 등을 썼고, 《아이들과 함께 단순하게 살기》, 《쓸모없는 여자》, 《커피는 과학이다》, 《글쓰기에 지친 이들을 위한 창작교실》, 《모두가 행복한 지구촌을 위한 가치 사전》, 《모든 책을 읽어 버린 소년, 벤저민 프랭클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1 왜 이렇게 불평등한 일이 많을까? ㆍ7
2 가격 대 가치 ㆍ31
3 부채, 이윤, 부 ㆍ57
4 신용, 위기, 국가 ㆍ73
5 유령처럼 떠도는 기계들 ㆍ101
6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걸린 두 시장 ㆍ133
7 멍청한 바이러스? ㆍ159
8 화폐 ㆍ187
후기를 대신하여 ㆍ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