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생각의 지도
★ ★ 2015년 출간한 개정판 《진중권의 생각의 지도》는 본문 디자인의 특성상 전자책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관계로, 2012년 출간한 초판을 전자책으로 서비스합니다. 내용은 동일합니다.
★ 대중문화와 철학·미학 담론을 넘나들면서 존재, 정체성, 미디어, 사실과 믿음 등에 대한 사유를 펼쳐낸다. ― 한겨레
★ 우연히 선택한 소재에서 깊은 사유에 도달하는 짤막한 글은 점점이 이어져 저자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 경향신문
★ 우리네 현실을 철학과 접목해 에세이 형식으로 기술했다. 독서와 언론, 일상의 체험에서 발굴한 다양한 사회 현상을 묶었다. ― 중앙일보
16세기에 인쇄술과 더불어 열린 문자문화가 ‘이성’의 기획이었다면,
구텐베르크 은하의 끝에서 열리기 시작한 영상문화는 ‘상상력’의 기획이다.
즉 문자문화의 인문학이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만들려 했다면,
영상문화의 인문학은 그 합리적 존재를 다시 ‘창의적 존재’로 진화시키려 한다.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상상하라!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친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는 능력, 영감, 창조로의 변이다.
문화적 코드의 섬세한 차이를 관찰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감각을 길러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해 부연하지 말자.
이제, 다른 사람의 생각에 주석을 달기보다
‘나’의 말을 해야 할 때다.
진중권이라는 한 사람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새로운 감각과 사유 방식의 변주곡!
― 이 책에서 듣다
《진중권의 생각의 지도》에서 저자가 일컫는 철학이란, 형이상학적이고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쓰기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인문학의 미래란, 철학적 논문과 문학적 수필이 구별되지 않는 글쓰기, 즉 ‘에세이’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헤겔은 “진리는 체계”라고 이야기했지만, 저자가 보기에 오늘날 모든 지식을 정합적 체계로 포섭하게 하는 ‘하나의 관점’, 곧 ‘절대적 관점’은 무너졌다. 이제, 진리는 ‘파편’이다. 세계를 해석하는 우리의 생각이 파편들의 몽타주로 이뤄진다면, 그 모습은 한 장의 ‘지도’에 가까우리라. ‘생각의 지도’라는 제목은 여기서 비롯했다.
익숙한 것들에서 낯선 것을 끌어내는 탁월한 힘을 지닌 저자는 델포이의 신탁, 보헤미안과 댄디,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계와 생명, 낯설게 하기, 들뢰즈의 ‘되기’,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가상계와 실재계, 신앙주의, 존재미학 등 철학적·역사적·미학적 개념에서부터 현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수사학, 미적 자본, 팟캐스트, 트위터 등 일상 체험에서 포착한 장면들을 아우른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헤겔, 데카르트, 들뢰즈, 벤야민, 보드리야르, 모호이 나지 등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철학자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추상적이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론과 철학을 쉽고 명쾌한 문장으로 자유자재로 요리하며 논의를 앞으로 툭툭 밀고 나간다. 그 속에서 저자는 철학이 저 배운 사람들의 고매한 언어놀이가 아니라, 그가 그려낸 ‘생각의 지도’처럼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나와 내 주변의 삶을 가꾸고 바꾸어나가는 것이라 말하는 듯하다. 언제나 새로운 영감에 기꺼이 몸을 맡길 것, ‘예민한 눈’으로 세상을 감각하고 사유할 것, 다른 사람의 생각에 주석을 달기보다 ‘나’의 말을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