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플리즈
자기 자신만 허락한다면 양껏 ‘나대는’ 에이미의 매력
누군가의 허락은 필요 없어!
자기 자신만 허락한다면
양껏 ‘나대는’ 에이미의 매력 대폭발 에세이
에이미 폴러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를 이끄는 코미디언 중 한 명으로 9년간 수많은 콩트를 직접 쓰고 연기했다. 만삭의 몸으로 강력한 개그를 선보여, 임신이 여성의 약점이 아니라 새로운 개그를 표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람의 특징일 뿐임을 증명했다. <위크엔드 업데이트>에서는 티나 페이와 함께 최초의 여성 앵커 듀오로 <위켄드 업데이트>를 이끌었다. 조잘대는 목소리와 살짝 미친 듯한 눈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그 특징은 드라마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에서 동네에 공원을 만들려 고군분투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공무원 레즐리 노프 역할을 맞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다양한 미디어에 직접 감독과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기쁨이’ 캐릭터 목소리 연기는 그녀를 통째로 캐릭터화한 것처럼 찰떡 같았다. 3년 연속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을 맡으며 헐리우드의 날고 기는 스타들을 자유자재로 웃기기도 했다.
이토록 적나라하고 솔직한 책이 또 있을까?
용기있게 나답게 살라며 등을 토닥여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한 방식대로 너도 하면 성공할 거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코미디 업계에서 일하며 아이를 둘 키우는 이혼한 여성으로서 살아온 방식과 감정에 대해 풀어놓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녀의 글이 바다 건너에 사는 여성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미니스트로 여러 활동을 했지만 정작 자신의 잘못을 지적당한 후 사과를 건네기까지 어떠한 감정의 변화를 겪었는지에 대해 풀어놓은 이야기, 누가 봐도 성공한 여성인 자신조차 뿌리치지 못했던 권위있는 남성의 포옹에 대한 이야기, 포르노를 보며 농담을 하는 마음과 누군가를 돕고 싶은 진지한 마음 사이의 균형을 잡으며 사는 이야기, 우리를 괴롭히는 양가적인 감정과 씨름하는 이야기와 그것이 얼마나 끊임없는 싸움인지에 대한 이야기,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억압하는 암묵적인 룰을 뚫고 내 목소리를 내기까지 삶 전체에 필요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의 심장으로 다가온다. 아마 한치의 가식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즉흥적인’ 글쓰기 스타일 덕분일 것이다.
에이미 폴러는 즉흥연기를 하며 자기검열 하던 시절을 끝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되었고 혐오를 거부하고 사람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였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너무 적은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며 오늘 하루도 진짜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나댄다. 무난한 사람을 연기하라고 강요하는 세상에 굴복하지 않고 내 방식대로 웃고 웃기를 원하는 모두에게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