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전쟁. 1
우연히 마주쳐도 성질나고 짜증나고 괜히 부아가 치미는데, 성인이 되어 만난 남녀의 호시탐탐 유쾌 살벌한 달콤한 전쟁. 귀여운 전쟁의 달콤 쌉싸름한 맛에 그만 푹 빠져 버린 새하와 두아. 그들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화해를 할까?
“아악!”
민망한 것도 둘째 치고 그저 넘어졌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고개를 들어 이 사건의 주동자인 사내를 무섭게 노려봤다. 사내는 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콘돔과 생리대를 한 번 훑고는 차고 건조하게 내뱉었다.
“미안합니다.”
까딱 성의 없이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 사내를 보고 두아는 혈압이 뻗쳐 얼른 몸을 일으켜 세운 후 그의 팔을 잡아 돌렸다.
“이봐! 아저씨!”
바싹 곤두선 성질을 애써 누르며 최대한 부드러운 음성으로 불렀다. 그러자 사내가 그녀를 내려다봤다. 키도 한참이나 크고 옷도 최고급 질감의 정장을 빼입기는 했는데 하는 짓을 보아하니 싸가지중의 최고봉에 우뚝 서 있는 자가 틀림없었다. 이런 사람은 호감을 담아 얘기하면 안 된다.
“저거 안 보여? 당장 안 주워?”
이렇게 말하면서 두아는 그의 팔을 쥐고 있는 손끝에 더욱 억세게 힘을 가했다. 뜯어 죽여도 시원찮다는 야멸찬 눈동자로 잘생겨서 빛이 나는 남자의 얼굴을 매섭게 노려봤다.
‘쯧쯧, 인물이 아깝다. 이 자식아! 왜 그러고 사니?’
이를 득득 갈며 아래위로 눈을 흡뜬 두아를 보고 사내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가소롭다는 듯 비정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가 좀 바쁘거든요. 어지간하면 아줌마가 하시죠?”
아줌마.
“나, 아줌마 아니거든!”
“아줌마 아니면 창부?”
창부.
이건 더 미칠 노릇이다. 하긴 바닥아래 내뒹구는 엄청난 양의 콘돔을 보면 누구든 그런 생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