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트랙
스웨덴 추리작가 아카데미 최고의 추리문학상을 수상한 헨닝 망켈의 장편소설 [사이드 트랙]. 이 책은 정통 추리소설이자 사회파 범죄소설로,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점점 더 과감해져가는 폭력에 인간성을 잃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장편소설이다.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밭 한가운데서 한 소녀가 몸에 불을 질러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1990년대 중반의 스웨덴 사회를 중심으로, 정신적 가난이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어린 소녀, 은퇴 후 술에 빠져 허우적대는 중년의 남자, 이웃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 가정폭력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아내 등등……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다수가 정신적 가난을 머리에 인 외로운 사람들이다. 외로운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달래려다 다른 이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 폭력을 받은 이들이 자신 또는 타인에게 더 큰 폭력으로 되갚는 사회, 책은 그런 사회가 낳은 부조리함을 외로움의 악순환이라는 형태로 승화해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