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사랑과 사회
새로운 여성 문법의 가능성을 스스로 발견한 정이현의 소설집!
내추럴 본 쿨 걸에게도 나름대로 진정성은 있다고 주장하는 작가 정이현의 '쿨'한 여자들에 관한 8편의 단편 모음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2002년 봄 데뷔 이후 독자와 언론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온 작가 정이현이 그동안 발표해온 단편소설 8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새로운 로맨스를 꿈꾸며 성적 일탈을 일삼는 1990년대적 여성 주인공 대신, 그 로맨스에서 결혼에 이르는 사회적 과정에 자신을 철저히 적응시키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려온 저자는 로맨스를 둘러싼 ‘멜로 드라마’의 시선을 역전시킴으로써, ‘친밀성’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가장 사적이고 일상적 사건들의 사회적 관계를 성찰할 계기를 부여한다.
남성적 위선과 엄숙주의를 뒤집는 발칙하고 불온한 상상력과 언어 구성력을 통해 저자는 여성 자신의 욕망이 빚어낸 캐릭터들로 자신의 시선으로 세계를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다분히 냉소적이고 싸늘하며, 실리적이고 확고한 여성 주인공들은 우리 시대 남성중심적인 연애방정식의 오류 속으로 과감히 침입, 그 부조리를 가볍게 제거한다. 기발한 각주의 맛, 날렵한 구성, 명료한 영화적 글쓰기가 돋보이는 이 책은 지질한 연애로 초토화된 인생을 가뿐하게 복구시켜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