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음의 위협도 두려워하지 않는 바람둥이 '돈 후앙'에 대한 이야기의 오리지널을 읽다!
세계의 삶의 방식과 문학적 성취가 살아숨쉬는 「을유세계문학전집」 제34권 『돈 후안 외』.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불멸의 인간상을 창조한, 17세기 스페인 최대의 극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의 대표적 희곡 <돈 후안, 석상에 초대받은 세비야의 유혹자>를 담아냈다. 오직 하느님만이 멈추게 할 수 있는 한 남자의 욕망에 파고들고 있다. 중세 서양 문화의 아이콘으로서 인간의 성적 무의식을 점령하는 신화적 원형으로 남은 '돈 후안'에 대한 이야기의 오리지널을 읽게 된다. '유혹', '소유', '도망'을 통해 순간의 쾌락을 얻는 돈 후앙이 하느님의 대리자인 석상의 초대를 받아 생명을 잃게 되기까지를 흥미진진하게 따라가고 있다. 구원에 대해 신학적 논쟁을 펼치는 희곡 <불신으로 징계받은 자>도 수록했다.
저자소개
저자 : 티르소 데 몰리나
돈 후안 이야기의 원형을 세운 티르소 데 몰리나는 스페인 최대의 극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출생 시기는 1580년경으로 추정되지만 논쟁의 대상이다. 그의 본명은 가브리엘 테예스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성을 따른 그의 유년 시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가톨릭 사제가 된 테예스는 연극에 취미를 갖게 되어 티르소 데 몰리나라는 필명으로 희곡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작으로 생각되는 1611년경의 작품들에는 이미 미성숙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서인도 제도로 파견되어 3년간 봉직하는 등 사제로서의 의무에 충실하면서도 열정적으로 희곡의 집필을 계속했다. 1624년 발간된 첫 작품집의 서문에서 그는 자신이 이미 3백 편을 집필해 놓았노라고 호언했다. 이 시기가 작가로서 그의 전성기였다. 그의 희곡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종단에 의해 “앞으로 종교극만 쓰라”는 징계를 당하는 1625년은 그의 인생의 중대한 전기가 되었다. 다음해 그는 복권되었고 집필과 출판도 허락되었지만, 작품의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내용적으로는 신의 심판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 여기 소개하는 《돈 후안, 석상에 초대받은 세비야의 유혹자》(1630)와 《불신자로 징계받은 자》(1635)는 티르소가 당시 경험한 압박과 갈등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후 티르소는 사제로서 종단의 고위직에 오르며 종단의 역사를 집필했고, 1648년 수도원장으로 죽었다. 4백 편에 달했으리라 생각되는 그의 작품 중 현재 전해지는 것은 약 80편뿐이다. 티르소의 위대함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불멸의 인간상을 창조해 낸 데 있다. 당대에는 로페 데 베가와 겨루는 인기 작가였고, 외국에서도 아류작들을 낳게 할 만큼 유명했지만 한동안 그의 존재는 잊히는 듯했다. 그가 스페인 최대의 극작가로 재평가된 것은 사후 2백 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역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라파엘 모랄레스 시의 리듬 연구에 대한 기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세계의 소설가』(공저, 2000),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 붐 이후 라틴아메리카 소설』(공저, 2005)이 있고, 세르히오 피톨의 『사랑의 행진』(2007) 외 다수의 역서가 있다. 『스페인 사회시 연구』, 『기사소설 아마디스 데 가울라의 사회사적 의미』, 『알모도바르의 삼부작』, 『보르헤스 영화론』 외에 스페인, 중남미 문학과 영화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고, 현재는 스페인 황금세기 문학과 스페인 및 중남미 영화 그리고 스페인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