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행하는 왕
오랫동안 사람들은 프랑스 왕과 영국 왕이 연주창이라는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었다. 프랑스와 영국 사람들만이 아니라 이웃 나라 사람들까지도 이 왕들에게 찾아가서 연주창이라는 질병을 치료하려고 했다. 왕이 여행 중이라면 쫓아가서 치료를 받으려고 했고, 쫓겨난 왕에게 찾아가기까지 했다. 왕이 치료했다는 연주창은 오늘날의 병명으로는 결핵성 경부 임파선염으로, 목 부위의 임파선에 염증이 생겨 부어오르는 임파선염의 일종이다. 왕은 이 질병을 어떻게 치료했을까. 놀랍게도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 병을 고쳤다고 한다. 기껏해야 민간요법 보감이나 세상의 놀라운 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기담집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이 책 『기적을 행하는 왕』에서 다루는 소재다. 『기적을 행하는 왕』는 블로크의 첫 번째 저서로 옮긴이 박용진(서울대 HK 연구교수ㆍ서양사학) 교수가 5년여에 걸쳐 번역한 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