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열한 살. 나는 온몸이 피 투성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
세계 유수의 문학상 15개를 수상한 미국 현대문학의 젊은 거장 데이비드 밴 장편소설 『고트 마운틴』. 전작 《자살의 전설》에서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관계에서 시작된 인간의 문제와 상처를 다루었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문명과 질서의 내부에서, 그리고 그 밖에서 바라보는 인류와 인간의 본질, 실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투쟁한다. 원시의 공간과도 같은 고트 마운틴 안에서 벌어지는 이틀간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1978년 가을, 열한 살 소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와 함께 매년 치르는 의식과도 같은 사슴사냥을 떠난다. 고트 마운틴, 수백 년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가 자라는 곳. 태초의 시간이 흐르는 동시에 멈추어 있는 곳.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곳. 그리고, 사냥이 허용되는 원시의 공간으로.
사냥, 그것은 열한 살의 ‘나’에게 매혹적인 어른의 세계이다. 라이플, 그 쇠와 나무의 감촉, 어린 몸이 반동에 튕겨져나가도록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의, 허락된 살인이 주는 쾌감. 사슴 사냥으로 어른이 된 '나'는 피할 수도 있었던 살상을 하고, 원하지 않으면서도 무언가를 죽이는 살인의 과정을 통해 인간이 된다.
저자소개
저자 : 데이비드 밴
저자 데이비드 밴(David Vann, 1966~)은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이비드 밴은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과 코넬 대학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구겐하임 펠로우, NEA(미국국립예술기금), 스탠퍼드 대학 스테그너 펠로 등에 선정되는 등 젊은 시절부터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현재 영국 워익 대학 문예창작과 교수이다.
1966년 알류산열도의 중앙 아다크(Adak) 섬에서 태어난 저자는 내륙에 가까운 알래스카의 케치칸(Ketchikan)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두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이듬해 알래스카에 머물던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큰 충격과 맞닥뜨렸다. 부친의 죽음은 어린 데이비드 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이로 인한 감정적 혼란과 죄책감, 상실감 등이 신화적 공간을 연상케 하는 알래스카의 자연 속에서 켜켜이 쌓여 훗날 『자살의 전설』이라는 반자전적 소설로 승화되었다.
10년의 집필과 2년의 퇴고를 거친 데뷔작『자살의 전설』은 좀처럼 출간되지 못했으나 그레이스 팔리상 수상을 시작으로 프랑스 메디치상, 캘리포니아 북어워드 등 전 세계 12개 문학상을 수상했고, 20개 언어로 번역, 11개국에서 ‘올해의 책’에 40회나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11년에 출간된 『고트 마운틴(Caribou Island)』는 16개 언어로 번역됐고, 9개 나라에서 ‘올해의 책’에 25회 선정됐다. 『고트 마운틴』 역시 전 세계 10여 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수많은 문학상과 추천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저서로 Aquarium이 있다. BBC, CNN, PBS,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그의 다큐멘터리 방송을 제작하기도 했다.
가장 암울했던 개인사가 삶의 최고의 선물이 된 기적을 경험한 그는 글쓰기가 주는 구원의 힘을 믿는 작가이다. 현재 「옵서버」, 「가디언」, 「에스콰이어」,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20여 개 이상의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역자 : 조영학
역자 조영학은 소설 전문 번역가. 주요 번역 소설로는『스마일리의 사람들』,『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나는 전설이다』, 『히스토리언』, 『리브 바이 나이트』, 『자살의 전설』 등 60여 편이 있다. 현재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출판번역 강좌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