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정의의 이름으로 나타난 수수께끼의 남자, 과연 그가 부조리한 이 사회의 희망이 되어줄 것인가!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사카 고타로가 오랜만에 선보인 걸작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감시사회의 광기가 만연한 가상의 현실, 평화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공권력이 폭주하는 사회를 적나라하게 그리며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렬히 묻는 작품이다. 치밀한 복선, 감성과 철학이 담긴 대화,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진지한 문제의식이 담긴 이 소설은 개성 넘치는 인물들, 거기에 담긴 묵직한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특징으로 하는 저자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되어있다.
가공의 일본, 그중에서도 센다이 지역. 정부는 ‘평화경찰’을 만들어 일본의 각 지역을 순회하며 사회에 위험이 될 만한 인물을 미리 색출한 뒤 단두대에 보내 처형한다. 올해는 센다이가 ‘안전지구’로 선정되어 평화경찰이 부임해온다. 이들은 위험인물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선량한 시민들을 연행해 고문하고 잔인하게 죽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찰이, 정권이 잘못을 저지를 리 없다고 생각하고 무고한 죽음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여기에 반기를 들고 평화경찰에 대항하는 자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정의의 편’이다. 위아래가 붙은 블랙 라이더 슈트, 거기에 검은색 장갑, 검은색 페이스마스크에 고글을 쓰고 목검과 골프공처럼 생긴 비밀 무기를 들고 나타난 히어로는 평화경찰이 공권력을 휘두르는 곳마다 나타나 그들의 활동을 방해한다. 이 제도를 주도한 야쿠시지 경시장은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고 중앙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괴짜 수사관 마카베 고이치로를 파견한다. 그렇게 ‘정의의 편’이 휘두르는 신비의 무기에 의해 평화경찰과 안전지구 제도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고 마침내 평화경찰은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