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방
'영문학의 마녀' 앤절라 카터가 재해석한 <푸른 수염>, <미녀와 야수>, <백설공주>
'영문학의 마녀'로 불리는 영국의 페미니스트 작가 앤절라 카터의 『피로 물든 방』. <푸른 수염>, <미녀와 야수>, <백설공주> 등 널리 알려진 고전 동화에 담긴 남성 중심적 시각을 비판하며 독특한 상상력으로 동화를 새롭게 구성한 소설집이다. 표제작이자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피로 물든 방>은 가난하고 순진한 어린 피아니스트 소녀가 돈에 이끌려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연쇄살인범 후작과 결혼했다가 극적으로 목숨을 구하는 이야기이다. 소녀의 관점에서 회고조로 서술되는 이 이야기는 여성의 호기심을 책망하는 <푸른 수염>과는 정반대의 관점이다. 이밖에 시대와 문화를 바꾸어 고전동화의 플롯을 재구성한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