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스터리의 대가 셜리 잭슨의 고딕 호러 소설『힐 하우스의 유령』. 기괴한 저택에서 일어나는 초자연 현상을 소재로 하는 고딕 호러 소설이다. 배경으로 쓰인 폐쇄적인 공간이 ‘살아 있다’는 점 때문에 평범한 공포 소설과 다른 인상을 심어 준다. 지어질 때부터 집 스스로 어둠과 음울함을 추구했을 것이라는 서술을 비롯하여, 힐 하우스는 처음부터 ‘악한 의지를 고집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밝은 햇살이나 상쾌한 바람은 물론이고 집을 밝게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집 스스로 거부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심지어 사람들의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힐 하우스의 정면은 마치 악마가 웃고 있는 얼굴처럼 보인다.
저자소개
저자 : 셜리 잭슨
저자 : 셜리 잭슨
저자 셜리 잭슨 Shirley Jackson은 생전 악마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둥‘마녀’라는 소문이 많았던 셜리 잭슨은 20세기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다. 고립되고 오래된 저택에 사는 수상한 거주자들을 다루는 고딕 미스터리에 혁신적인 작품들을 남겨 고딕 호러의 선구자로 불리는 잭슨은 특유의 기괴한 필치로 호러와 서스펜스를 포함한 문학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잭슨은 누구보다 인간의 평범한 행동 속에서 악의와 광기를 짚어 내는 데 능하다. 무심한 어투로 잔인하리만큼 독자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수법이나 암암리에 인간의 악의를 읽어 내리는 가시 돋친 문체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잭슨만의 특징이다. 잭슨을 단순히 오락성에 가치를 두고 장르 소설을 쓴 작가로 평가할 것인가, 장르의 틀을 넘어 뛰어난 주제 의식과 문학성까지 이룩해 낸 작가로 평가할 것인가는 평론가들 사이에서 끝나지 않는 논쟁거리이다. 영문학 교과서에 빠짐없이 실리는 잭슨의 단편 「제비뽑기The Lottery」(1948)는 영문학사상 가장 충격적인 살인 축제를 다루며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는 명작이라 일컬어진다. 잭슨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단순해 보여도 꼭 결말을 확인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흡인력, 신경을 갉으며 긴장감을 자아내는 전개는 잭슨이 왜 20세기 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지 말해 준다.
역자 : 김시현
역자 김시현은 전문번역가. 코맥 매카시의 『모두 다 예쁜 말들』, 『국경을 넘어』, 『평원의 도시들』, 『핏빛 자오선』을 비롯해, 『리시 이야기』, 『이중구속』, 『심문』, 『치명적 실수』,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약탈자들』, 『비밀의 계곡』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