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평탄한 인생을 걸어오던 한 청년이 순수를 잃어가는 매순간을 밀도 높은 문장으로 그려낸 이언 매큐언의 역작!
《속죄》의 저자 이언 매큐언의 초중기 대표작 『이노센트』. 현대 영문학의 대표 작가로 자리 잡은 저자가 CIA와 M16의 실제 합동작전을 소재로 1990년 발표한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치밀하고도 독특한 구성, 특유의 대담함과 영리함을 모두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저자가 직접 각색한 시나리오로 1993년 이사벨라 로셀리니,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냉전하의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한 청년의 잃어버린 순수한 사랑을 만나볼 수 있다.
1955년, 강대국들이 각축을 벌이던 베를린에 영국 체신국 전신기사 레너드 마넘이 미군 레이더기지 지하에서 터널을 파 소련 육상통신선에 접근한 뒤 발신되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작전명 골드’에 투입된다. 그의 안내를 밭은 미군 연락장교 밥 글래스는 이 임무가 극비이며 미국인이 아닌 영국인을 투입하는 것은 미국과 영국 간의 특별한 정치적 관계를 고려한 결과임을 이야기한다. 얼마 후 레너드는 영국에서 파견된 과학자 맥나미에게 미국인들이 감추는 기술 정보를 빼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스물다섯 살이 되도록 부모님고 살며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하기만 하던 레너드는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나아간다. 글래스를 따라간 화려한 무도회 장에서 도발적으로 다가온 서른 살의 독일 여인 마리아에게 강하게 끌린 레너드는 그녀에게 정신없이 빠져들어 섹스의 신비와 즐거움을 알아간다. 그렇게 은밀하고 격정적인 사랑에 탐닉하는 사이, 불현 듯 마리아가 패전국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가학적인 환상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난폭하게 달려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