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일상 속에 꿈처럼 숨어 있던 낯설고 매혹적인 삶의 이면!
독특한 문체로 일상 속에 숨은 낯설고 매혹적인 삶의 이면을 이야기하는 소설가 한은형의 첫 번째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제19회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래 줄곧 새롭고 다채로운 단편들을 발표해온 저자의 여덟 편의 소설을 만나볼 수 있다. 무미건조하고 권태로울 뿐인 정체된 세계의 문법을 거부하고 불가해한 우연의 순간과 ‘미친’ 생각들이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진정성의 세계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 길어 올린 마음속 깊은 자리를 건드리는 존재론적 질문들을 만나게 된다.
평양에서 교통경찰을 하는 여자를 그리워하는 이의 이야기를 담은 《샌프란시스코 사우나》, 따라 사람이 종종 빠져죽는 호수 근처에 지어진 별장의 비밀 파티로 독자를 초대하는 《꼽추 미카엘의 일광욕》, 개가 된 남자를 그리워하기도 하는 이의 이야기를 그린 《그레이하운드의 기원》 등의 작품에서 마치 우리가 그러하듯 고독과 권태에 싸인 채 멀쩡한 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모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