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
물의 터널 속을 지나는 듯 살아온 삶의 육성들!
백민석이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접근한 디스토피아의 한 장면 『수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발표한 아홉 편의 단편들을 모아 엮은 작품집이다. 아홉 편의 이야기가 이어달리기처럼 앞선 단편의 주인공이 이어지는 단편의 인물에게 주인공 자리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연작소설로, 정권교체 이전의 사회 분위기를 은유하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소설에는 하나같이 정상적인 듯 삶을 일구고 있으나, 그 이면으로는 상식과 도덕을 거스르는 비정상적인 행태들을 보이며 끝을 모르는 무력감과 불안감으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나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삶이 요구하는 자리매김의 위치까지 분연히 달려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아내와 자식과 이웃과 형제와 친구들이 벌이는 불경스러운 행태와 신경쇠약의 징후들이 한여름 장맛비처럼 어둡게 흘러내리며 뒤섞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