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리 오가이 단편집』은 모리 오가이의 단편소설 다섯 편을 묶은 책이다. 1890년 발표된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작품 ‘무희’, 같은 해에 발표된 ‘마리 이야기’, 이듬해에 발표된 ‘아씨의 편지’, 1915년 발표된 ‘인신매매 산쇼 다유’와 ‘최후의 한마디’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모리 오가이
모리 오가이(森 鷗外, 1862∼1922)는 1862년 현재의 시마네 현(島根縣) 서부에 속하는, 옛 이름으로는 이와미(岩見) 지방의 쓰와노(津和野)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번주(藩主)의 시의(侍醫)였다. 장남으로 태어난 오가이의 본명은 린타로(林太郞)로, 다른 아이들이 대부분 하는 연날리기나 팽이치기도 못 해보고 어려서부터 독서에 몰두해야만 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훈육으로 만 다섯 살 때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1km나 떨어진 곳에 가서 《논어》와 《맹자》를 배웠으며 여덟 살부터는 한적(漢籍)을 익히며, 아홉 살쯤부터는 아버지를 통해 의학 서적을 공부하기 위해 네덜란드어와 영어를 배우는 등, 유·소년기부터 매우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1872년 열 살 되던 해에는 친척인 니시 아마네(西周)의 권유로 도쿄로 올라와 독일어를 배운다. 아마네는 일본 최초의 네덜란드 유학생으로서 법률과 철학을 배워 메이지 정부에서 일했던 지식인 관료 겸 학자였다. 아마네의 집에서 5년이나 거처하며, 나이를 속이고 도쿄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오가이는 19세에 최연소로 졸업한다. 졸업 후 육군 군의로 채용된 오가이는 1884년 스물 두 살 되는 해에 육군성(陸軍省)의 명령으로 독일로 유학을 가, 위생학을 연구하는 한편 문학과 미술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공부에 열중한다. 1888년에 귀국해 군의학교(軍醫學校) 교관이 된다. 그 이듬해부터는 번역 시집 《모습(於母影)》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文)과 무(武)의 두 가지 길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외국의 문학 사상이나 예술 이론을 일본에 소개함과 동시에 《파우스트》를 비롯한 많은 작품을 번역해 일본 문학자들을 자극하며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시, 소설, 평론, 미술, 단가, 번역 등 다방면에 걸쳐 지대한 공헌을 한 오가이는 일본 근대 문학의 제일인자였다고 할 수 있다. 의학계에도 신풍을 일으키는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며 무(武)의 길에서도 육군군의학교 교장을 거쳐 군의총감이라는 최고의 지위에 올랐던 그는 1916년 35년간의 군의 생활을 마치고, 여생은 제실박물관총장(帝室博物館總長), 제국미술원장(帝國美術院長) 등으로 지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1922년 이승을 떠날 때, 일체의 세간의 명예나 칭호를 거부하며 ‘나는 이와미 태생 모리 린타로로서 죽으려 한다’고 친구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도쿄도 미타카(東京都三鷹) 젠린지(禪林寺)에 있는 오가이의 유택(幽宅)에는 간단히 ‘모리 린타로 묘(森林太郞墓)’라고만 새겨져 있다. 모든 무거운 짐을 훌훌 벗어놓고 산뜻하게 저승으로 이사를 간 맑은 영혼이 느껴진다.
역자 : 손순옥
역자 손순옥(孫順玉)은 1968년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에 들어가 일본어를 배웠다. 1974년부터 대학원에서 일문학을 전공하기 시작해 1975년 도쿄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과에서 연구하고 돌아와, 1976년 나쓰메 소세키와 춘원 이광수의 소설 비교 연구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중앙대학교에서 일본 문학을 가르치기 시작해 1994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正岡子規의 ‘寫生’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로 메이지 시기의 일본 지식인과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1989년 도쿄대학교 객원 연구 교수를 지냈으며, 중앙대학교 일본연구소 소장 및 한국 일본언어문화학회 회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일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저서로는 《正岡子規의 詩歌와 繪畵》(중앙대학교 출판부, 1995), 《子規の現在》(공저, 增進會出版社, 2002), 《비교문학자가 본 일본 일본인》(공저, 현대문학, 2005), 《조선통신사와 치요조의 하이쿠》(한누리미디어, 2006) 등이 있으며, 번역으로는 《明治維新과 日本人》(예하, 1989), 《이시카와 다쿠보쿠 시선》(민음사, 1998), 《어느 날 아침 미쳐버리다(吉增剛造詩選集)》(들녘, 2004) 등이 있다. 그 밖에도 <森 鷗外의 ‘阿部 一族’ 考察>등을 비롯한 많은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