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당연하던 일상, 저절로 가능했던 미래
그 모든 것을 바꾸어놓은 체제 수준의 감염병 코로나19
우리는 아직 그것을 모르며, 뉴 노멀은 그냥 오지 않는다
처음 경험하는 21세기 팬데믹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이해와 체화, 성찰과 축적의 제안들
일곱 번째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이다. 그러나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처음으로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의 실체적 의미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서 경험하는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서. 그리고 세계화, 자본주의, 동아시아, 첨단기술, 기후위기, 국가재난이라는 맥락 안에서.
이 책이 본격적으로 기획된 것은 2020년 3월 셋째 주. 3월 25일을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누적 통계상 4만1680명의 감염자, 1만8573명의 사망자가 나온 시점이었다. 국내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약 두 달의 시간, 두 숫자가 각각 520만6614와 33만7736(5월 27일 기준)으로 늘어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드러낸 이 사회와 인류의 문제는 어느 한 분야만을 진단하기에 그 양상과 여파가 전 사회적인 동시에, 전 지구적이었다. 21세기 이후 처음 경험하는 규모의 팬데믹, 사회-정치-경제-문화-과학-환경을 아우르는 체제 수준의 감염병은 과거의 일상을 낯설게 만든 것은 물론 가깝고 먼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도 바꾸어놓으며 그 사이에 끼인 현재의 무수한 경험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갈라지게 만들었다. 가능했던 것들은 가능성을 기약하기 어려워졌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가능성은 기나긴 의심의 터널을 지나 증명의 시험대에 올랐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논의는 의료현장과 방역기술, 질병의 은유라는 차원을 넘어 의료현장, 보건, 인권, 트라우마, 국제정치, 종교, 소수자, 노동자, 여성, 돌봄, 불평등, 인종주의,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는가 하면, 인류가 경험한 역사적 감염병들의 기억을 소환했다. 이 논의들을 딛고 수많은 사람이 포스트 코로나와 뉴 노멀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아직 과정의 복판에 있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다짐과 전략을 요구하는지 알지 못한다. ‘K-방역’의 성과에 우쭐해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이 순간에도 떨쳐지지 않는 불안과 공포는, 우리가 아직 코로나19라는 사건을 이해하지도 지나오지도 못했다는 현실인식의 반영이다. 이 책은 전 방위에서 우리 앞으로 밀어닥치는 코로나19의 여파들을 이해하고 체화해 유의미한 축적을 이루어야 한다는 지금의 과제에 대한 현장과 학문의 응답이자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성찰로의 초대다.
저자소개
저자 : 김수련
신촌세브란스병원 CAICU(암병원 중환자실) 5년 차 간호사.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대구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파견되어 근무했다.
저자 :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이다. 본업인 이비인후과 진료를 이어가면서 대구동산병원과 달서구 선별진료소 등에서 코로나19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 『당신이 나의 백신입니다』가 있고, 『의사가 말하는 의사 Episode 2』를 공저했다.
저자 : 박철현
1976년 2월생.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저널리스트를 비롯해 무척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2020년 현재는 인테리어 업체 대표로 일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노가다 뛰는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알리며, 『경향신문』 지면에서 「박철현의 일기일회」를 연재했다. 아내 미와코와의 결혼 과정을 그린 『일본 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네 아이의 육아 과정을 담담하게 적어나간 『어른은 어떻게 돼』, 힘겹지만 행복한 삶과 일의 경험담을 그린 『이렇게 살아도 돼』 등의 에세이를 거쳐, 『화이트리스트』로 소설가로도 데뷔했다.
저자 : 김민아
대학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상담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부대끼면서도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풀고, 쓰는 일을 좋아한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안부를 물었다』(공저) 『아픈 몸, 더 아픈 차별』 『엄마, 없다』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 등의 책을 썼고, 영화 「4등」의 각본을 썼다.
저자 : 심민영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뇌영상학 분야의 임상강사를 지냈고, 밴더빌트대학병원 연수를 거쳐 현재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2013년부터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재난정신건강부서를 통솔하며, 경기도 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 유가족지원팀장, 메르스 심리지원단장,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정신건강지원단장, 강원산불 통합심리지원단장,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통합심리지원단장,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을 역임했다. PTSD 치료기법인 지속노출치료와 안구운동민감소실및재처리요법EMDR공인 치료자로, 재난정신건강위원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대한스트레스학회, 대한정서인지행동의학회, 대한불안의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재난심리지원과 트라우마의 병태 생리와 치료 효과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재난과 정신건강』 『행동의학』 『근거기반 심리치료의 이해와 실제』 집필에 참여했다.
저자: 김창엽 의학과 보건정책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간독립연구소인 (사)시민건강연구소의 이사장과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건강보장, 건강권, 건강 불평등과 건강정의, 보건의료개혁 등이 주요 연구 분야이며, 최근에는 ‘비판건강정책’에 관심을 두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이다. 펴낸 책으로 『건강의 공공성과 공공보건의료』 『건강할 권리』 『건강보장의 이론』을 비롯해 『한국의 건강 불평등』(편저),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공저), 『무상의료란 무엇인가』(공저) 등이 있다.
저자: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이자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부대표로 있다. 가정의학과 의사로 공중보건학과 정치경제학을 공부했다. 『의료붕괴』 『거꾸로 생각해 봐!』 『인권, 의료를 만나다』 『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등을 공저했고,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을 함께 옮겼다.
저자: 백소영 이화여대 기독교학과(학사, 석사)와 미국 보스턴대학 신학대학(박사)에서 기독교사회윤리학을 전공했다. 이화여대 HK연구교수,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강남대학교 기독교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회공동체, (후기)근현대성, 젠더라는 세 가지 학문 키워드가 중첩되는 자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리의 사랑이 의롭기 위하여』 『세상을 욕망하는 경건한 신자들』 『엄마 되기, 힐링과 킬링 사이』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등이 있다.
저자: 조한진희 여성, 평화, 장애 관련 운동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탈식민페미니스트다. 팔레스타인 현장 연대 활동 과정에서 건강이 손상된 이후 질병을 둘러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몸이 아프기 전에는 「RTV 시사다큐: 나는 장애인이다」를 시작으로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했고, 책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공저)를 썼다. 아픈 뒤에는 투병 경험을 토대로 질병에 사회정치적으로 접근한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썼다..
저자: 강성운 독일 본대학 한국학과 연구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후 본대학에서 토마스 만 소설 『파우스트 박
목차
머리글 우리에게 코로나19는 무엇인가
어떤 하루─김수련
2020년, 대구의 기억: 그래도 함께하는 우리─김동은
사요나라, 니폰─박철현
고립과 싸우는 우리 각자의 심리─김민아
바이러스가 남긴 트라우마─심민영
‘사회적인 것’으로서 코로나: 과학과 정치 사이에서─김창엽
불평등한 세계에서 팬데믹을 응시하다─우석균
전염병과 종교─백소영
코로나와 젠더: 정의로운 돌봄을 향하여─조한진희
‘코로나!’, 아시아인의 경험: 바이러스가 드러낸 인종차별 문제─강성운
하나의 건강, 하나의 세계: 기후변화와 인수공통감염병─정석찬
감염의 연대기─박한선
참고문헌
이 책을 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