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코미디와 사이언스 픽션을 합친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던 더글라스 애덤스의 작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제4권은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가 파괴되기 바로 직전에, 작은 카페에 앉아 어떻게 하면 착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깨달았던 여자를 기억하는지?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는 그녀의 이야기다. 지구가 다시 살아난 대신 사라진 돌고래들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야기.
다른 하나는「젊은 자포드 안전하게 처리하다」이다. 모종의 비밀을 싣고 블랙홀로 향하던 ‘완벽하게 안전한 배’가 침몰한다. 침몰의 원인은 다름 아닌 바다가재 요리…. 역사상 가장 위험한 생물, 시리우스 사이버네틱스 주식회사가 디자인한 주문용 합성 인격의 운명을 그린다.
줄거리에서 느끼듯 이 책은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자유분방한 우화를 담고 있다.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 엉뚱하고 황당한 장치와 대화들, 과장된 캐릭터들, 상식과 형식을 파괴하는 자유로움, 진지한 주제들을 사소한 농담처럼 희화화하는 익살스런 유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온다. 그러면서도, 삶과 우주의 근원적 의미 등 철학적인 질문들을 독자에게 남겨놓는 독특한 작품이다.
저자가 BBC 라디오 프로듀서인 사이먼 브렛과 의기투합하여 쓰기 시작한 이 시리즈는 드라마, 책, 음반, 컴퓨터 게임, CD, 연극 등 온갖 버전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버전들이 생겨났다. 이번에 출간된 시리즈는 이렇게 생겨난 다양한 버전들을 한데 모은 최종 완결판이란 점에서 의의가 깊다. '코믹 SF'라는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되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물의 명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