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센터1
"정리해. 이건 스태프로서 주제넘게 참견하는 게 아니라 서인우가 윤명현에게 당부하는 말이니까."
명현은 말도 되지 않는 요구를 하고 있는 인우를 싸늘하게 응시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무릎 위에 올려진 그녀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억지로 참고 있는 분노의 표출이었다.
"첫번째, 두번째 순서를 대며 정확하게 이유를 대라고 하면 지금은 해줄 수가 없어. 우습게도 나도 헝클어져서 엉망인 상태거든.
하지만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네 생각때문에 신경이 쓰여 미치는 줄 알았어. 다른 일들을 도저히 집중해서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다 저녁 회진 때 네 입술에 난 상처를 보게 되었지. 그 다음은 나도 모르겠다. 남아 있는 이성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복잡함이 뒤엉켜 있었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선생님을 억지로 이해하고 싶지 않아요."
"알아.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지금 그대로 내게 와..... 그래서 내가 왜 이러는지 네가 가르쳐 줘."
그는 명현의 말간 눈을 붙잡으면서 진지하게 요구했다.
"싫어요."
명현의 대답에는 머뭇거림이 없었다.
"좋아.... 그러면 내가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