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쁜 소녀 1
인적이 드문 프랑스의 한 마을에 어느 날 숨이 막힐 정도로 예쁜 소녀가 나타난다. 자신의 이름이 마농인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 정체불명의 소녀는 너무나 범상치 않은 외모로 한순간에 마을 청년들의 관심 대상이 되지만, 여자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 된다. 그런 그녀를 돌봐주던 미망인이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죽자 마농은 마을에 올 때 그랬던 것처럼 홀연히 마을을 떠난다. 홀로 길을 떠난 그녀 앞에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선다. 파티라도 가는 양 한껏 들뜬 세 명의 젊은 남자들. 그들은 이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해 차에 태운다.
“마농의 미모는 그녀의 삶에 벗어던질 수 없는 큰 짐이 되리라. 여자들은 마농을 시기하고 미워할 것이다. 남자들은 그녀를 보고 두려워하고 마음 졸이다가 결국엔 절망하고 파멸할 것이다. 마농을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로부터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장면이 바뀌어 한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프랑크푸르트.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도시 전체가 삼엄한 분위기가 가득한 어느 날, 도시 숲에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군데 찔린 채 목이 거의 잘린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강력계 팀장 로버트 마탈러는 모처럼 여름휴가를 맞아 잔뜩 들떠 있다가 국장의 호출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사건을 맡게 된다.
파멸을 부르는 한 소녀의 치명적인 아름다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추악한 욕망
그녀는 죄 없는 천사인가? 냉혹한 살인마인가?
목격자도 없고 피살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조차 없어 수사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는다. 범행현장 주변의 작은 발자국으로 범인이 발이 작은 남성 혹은 여성일 거라 추측을 해보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확인한 한 남자의 실종신고. 피살자는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친구 두 명과 총각파티를 하러 떠난 의대생 베른트임이 밝혀진다. 결혼식 당일까지 신랑이 도착하지 않자 신부와 가족은 실종신고를 한 것이다. 피살자의 신원이 확인되자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범행현장 근처 호수에서 물에 빠진 자동차가 발견되고, 트렁크 안에는 목이 거의 잘린 채 살해된 또 다른 남자의 시체가 있었다. 그 남자는 베른트와 함께 떠났던 친구, 조임이 확인된다. 잔인한 범행방식. 마탈러는 이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인 연쇄살인사건임을 직감한다. 다행히 트렁크 안에서 발견한 주유소 영수증으로 베른트 일행이 마지막으로 그 곳에 들렀으며, 자동차 안에 남자 세 명과 유난히 눈에 띄게 예쁜 소녀가 타고 있었다는 증언을 듣게 된다. 사건 당일 그들과 함께 있었던 어린 여자. 마탈러는 살해된 두 남자가 그 소녀와 성관계를 갖은 뒤 살해되었을 것이라 보지만, 살해 방법이 너무 잔인해 여자 혼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여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된 베른트의 친구 헨드릭을 추적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끈질긴 추격 끝에 찾아낸 헨드릭은 프랑크푸르트 탑에서 떨어져 자살하고 만다. 유일한 용의자의 자살로 마탈러는 난관에 처하고, 수사는 갈수록 미궁에 빠진다.
한편, 함부르크 신문사의 여행전문기자 게오르크는 출장 중에 만난 마농을 보고 그녀의 외모에 넋을 놓는다. 이미 가정이 있는 몸인 그였지만, 마농의 황홀한 미모는 그를 헤어 나올 수 없는 탐욕의 늪에 빠뜨리고 만다. 그 후 며칠이 지나고 게오르크는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황급히 호텔로 달려간 마탈러는 게오르크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젊은 여자와 함께 묵었다는 증언을 듣는다. 마탈러는 프랑크푸르트 숲에서 발견된 피해자와 함께 있던 여자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의 정체를 추적하다 충격적인 사실과 직면하게 되는데...과연 그녀는 죄 없는 천사인가? 냉혹한 살인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