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
“내 곁에 오려거든 나와 끝까지 함께할 생각을 가지고 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황제의 적통은 아니나 황제가 될 운을 타고 난 남자, 건휘.
시꺼멓게 사윈 가슴속 불씨가 그녀로 인해 다시 타올랐다. 가져야만 하는 욕망과 갈망이 어지럽게 명멸하다.
견딜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갇힌 여인, 설.
속절없이 가슴 속에 파고든 그를 외면해야 했다. 막아야만 했다.
신의 장난에 미칠 수 없었다.
그러나, 운명은 돌이킬 수 없는 시작을 낳아 그들을 괴롭혔다.
“폐하의 눈에서 멀어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나 봐요. 이렇게 잡혀버렸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