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값싸고 효과가 좋은 노화 방지약이 개발된 이후, 인류는 노쇠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영원에 가까운 생명을 누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2158년의 세계는 과도한 인구 증가로 인해서 음식과 자원의 고갈, 거주 공간의 부족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
사회는 근대 이전의 제도로 회귀하여 혈연을 기반으로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체계로 재편되고, 나이와 사회적 계층에 따른 양극화가 심각해진다. 또한 젊은 사람일수록 사회적 경쟁에서 밀려나 부모 세대에 의지해서 살게 되는 사회적 퇴화가 일어나게 된다.
주인공 루는 22명의 친척들과 함께 할아버지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라는 최고의 자산과 연금이라는 고정적 수입을 가지고 할아버지는 가족 모두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강력한 권한인 유산에 대한 분배권이 존재한다. 예기치 않은 말실수로 유산 분배에서 제외된 루는 할아버지의 노화 방지약에 뭔가 다른 것이 섞여 있음을 알아 차리게 되지만, 오히려 루 자신이 의심을 받는 상황에 처한다.
노쇠와 질병에서의 해방이 과도한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귀결되는 아이러니가 보니것 특유의 블랙 코메디적 전개 속에 잘 녹아 있다. 특히 고령 사회로 접어 드는 우리의 상황 속에서 이 소설이 단순한 블랙 유머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SciFan 시리즈의 전작 '2BR02B' (서점에서 무료 배포 중)와 함께 읽으면 보니것의 아이러니적 세계관이 펼쳐 지는 두 개의 방식을 감상할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커트 보니것
커트 보니것 주니어 (Kurt Vonnegut Junior, 1922 - 2007)은 미국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풍자와 블랙 코미디, 공상 과학을 기반으로 한 휴머니즘을 특징으로 한다. 그 자신이 살던 시대와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한 보니것은 사후에도 미국 휴머니즘 협회의 명예 회원으로 추대되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뉴욕 타임즈의 기사는 "카운터컬처 소설가의 죽음"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시작되었다.
인디애나 주 인디아폴리스에서 출생한 보니것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모두 MIT 출신의 건축가였다. 그리고, 그의 형 버나드 보니것은 인공 구름을 생성하는 데 필수 화합물인 은-요오드 화합물을 발병한 기상 과학자이다. 독일계 이민자 출신으로서 보니것의 가족은, 그를 제외하고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가족 전통에 따라서, 코넬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던 보니것은 2차 대전의 발발로, 육군에 징집되어, 카네기 대학과 테네시 대학에서 군 위탁 교육생으로 기계 공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전투 인력이 부족해 지는 상황이 되자, 1944년 프랑스 전선의 보병으로 배속되었다. 프랑스 배속 이전이던 그 해 여름, 짧은 휴가로 고향을 방문한 보니것은 바로 그 날 수면제를 먹고 자살한 어머니를 발견하고 심적인 충격을 받게 된다. 1944년 12월 보니것은, 히틀러의 마지막 반격인 벌지 전투에서 포로로 잡히게 되었다. 포로가 된 것은, 그와 그의 부대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의 부대가 최후의 순간까지 퇴각을 하지 않고 다른 부대의 후위를 방어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포로가 된 보니것은 드레스덴 포로 수용소로 옮겨지는데, 여기에서 '드레스덴 폭격'을 겪게 된다. 훗날 그는 그 폭격을 '완전한 파괴', '이해할 수 없는 대학살' 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그 폭격은, 히틀러의 전의를 꺾기 위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행해졌는데, 영국과 미국의 폭격기가 3 일에 걸쳐 유서 깊은 도시인 드레스덴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고, 폭격과 화재로 25,000 여명의 일반 시민 사망자를 낳으며, '독일의 피렌체' 로 불리던 드레스덴 전체를 철저하게 파괴한 폭격이었다. 이러한 대규모 폭격에서 살아 남은 경험은 미국 현대 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제 5 도살장"에 깊숙이 반영되어 있다.
러시아 군대에 의해서 포로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된, 보니것은 미국으로 돌아 와, 시카고 대학 인류학과에 대학원생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전문 학자나 교수를 목표로 하지 않았던 보니것은 인류학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GE의 홍보 부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기자, 아이오와 대학 작가 워크샵의 강사, 사브 자동자의 대리점 등의 직업을 거친다. 1963년 '고양이의 요람'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전문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하였다. 그 후 '제 5 도살장' (1969), '챔피언의 아침 식사' (1973)이 상업적으로, 문학적으로나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미국 현대 소설의 중요한 작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 외에도 '타이탄의 사이렌', '로즈워터 씨에게 신의 축복을', ' 자동 피아노', '마더 나이트' 등의 작품이 인정 받고 있다. '제 5 도살장'과 '챔피언과의 아침 식사', '마더 나이트' 등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특이하게도 보니것은 자신의 소설 속 삽화를 직접 작업했는데, '제 5 도살장', '챔피언의 아침 식사', '뒤 돌아 본 아마겟돈의 시간' 등에 그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게재되어 있다. 그 후 실크 스크린 기법에 흥미를 보이면서 다수의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고, 1980년에는 뉴욕 마르고 페이든 갤러리를 통해서 공식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그 자신의 평가에 의하면 보니것의 그림들은 '아주 드문 외국 우표'와 같은 작품들이다.
평생에 걸쳐서 보니것은 모두 7명의 아이들을 기르게 되는데, 3명은 전 부인과의 아이들이었고, 3명은 암으로 죽은 누이 동생의 아이들, 그리고 가장 어린 딸은 입양을 한 아이였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2007년,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머리의 상처로 인해서 삶을 마감했다.
역자 : TR 클럽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