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범려 열전 제1권
서시의 원래 이름은 정단으로 서해바다, 지금의 전라북도 군산시의 섬마을 출신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 중국으로 잡혀가 노예 신세가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훌륭한 집안으로 팔렸고, 입양절차를 거쳐 서시라는 이름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녀의 자태가 얼마나 곱고 아름다웠는지 천자문에 ‘모시숙자 공빈연소(월나라에는 모장과 서시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데, 둘 다 웃을 때면 눈을 찡그렸다.)’라는 사자성어가 탄생했고, 물고기가 그녀의 자태를 보고 헤엄치는 것을 잊어 죽었다는 ‘침어’나 찡그리는 서시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이를 따라하던 이웃집 처녀를 빗댄 ‘빈축’이라는 성어도 생겼을 정도였다. 그런 서시가 월나라 구천의 상국 범려에게 발탁이 된다. 부차를 무너뜨리기 위한 미인계의 첩자로 파견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고운 자태와 아름다운 마음씨에 범려도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결국 두 사람은 임무를 완수하기도 전에 아들을 갖게 된다. 아들을 숨기고 부차에게 간 서시는 미인계에 성공하여 부차를 무너뜨린다. 이때의 모든 계책은 범려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보신탕이 된다고 한다. 구천 역시 서시의 미모에 반해 임무를 완수하고 귀국을 하면 자기의 여인으로 삼든지, 아니면 스파이의 최후가 대개 그러하듯이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범려가 계책을 세워 놓지 않을 리 없었다. 범려는 승자의 영화를 미련 없이 버리고 서시와 함께 새로운 터전 봉래를 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