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몽 뚜 장의 상상발전소
2010년 「앨리스를 아시나요?」로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김하서 작가의 첫 장편소설. 신인 작가로서 첫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김하서 작가의 놀라운 지적 상상력과 세계관은 자못 범상치 않다.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 죄의식, 잔인성을 드러내는 데 특이한 개성과 성취’를 보여주면서, ‘서로 어긋나 있는 시간의 차원을 겹쳐 보임으로써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불가해한 힘을 드러내는 데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으며 등단한 김하서 작가의 내공이 소설 속에서 드러난다.
『레몽뚜 장의 상상발전소』는 「크리스마스의 악몽」, 「비틀주스」과 같은 팀 버튼의 영화들처럼, 현실과 상상이라는 두 이질적인 대상이 교묘하게 뒤섞여 어느 것이 상상이고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작가는 현실과 상상 간에 발생하는 메커니즘이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불안과 공포, 욕망과 어떻게 관계하는지 날카롭게 묘파해내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는 작가가 구현해놓은 상상과 현실의 도가니, 그 카니발적 세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