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스웨터
2004년 영화진흥공사 재외동포 장편 시나리오 부문에 「썸머레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 황희는 휴먼 스릴러라는 한 가지 장르만으로 지금까지 9편 이상의 중단편 소설과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어떤 소설이라도 결국은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이 주제인 그녀의 작품 성격은 여러 단편들을 소개하면서 구체화 되어간다.
좀비로 변하고 나서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비로소 느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좀비 소설 「잿빛 도시를 걷다」, 팀 버튼의 우울하고 기괴한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외모, 예측 불가능한 성격의 중년 여자 「이웃 주민 방숙자」 등 그녀는 영화나 소설에서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을 창조해 낸다. 그녀가 창조한 인간 캐릭터만으로도 소설은 그로테스크하고 서스펜스하며, 때로는 웃기기도 하면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강한 흡입력과 긴장감, 군더더기 묘사에 할애하지 않는 스피디한 문장, 그리고 마지막엔 감동과 만나는 그녀의 작품들은 「빨간 스웨터」에서 정점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