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록은 당신이 살아낸 삶 가운데 있어요.”
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한 기록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마음을 잃는다는 것. 마음을 잃는다는 것은 자신을 잊는다는 것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차지하는 무게와 비중은 적잖이 커졌고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돈을 버는 블루오션의 지름길이 되었다. 이렇게 타인의 마음에 골몰한 나머지 '나의 기억'은 소홀히 여겨졌고, 어느 새 하루가 지나가면서 어제의 자기 자신 '마음'은 잊혀지고 있다.
이 책에서 페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 최초의 기억은 뭐예요?” 사람들은 처음 들어본 질문에 잠시 당황하다 점점 자신의 나이에서 숫자를 하나씩 빼가며 기억을 더듬는다. 어릴 때 길을 잃었던 기억, 동생이 태어나던 날의 기억, 집 앞 가게의 간판이 바뀌는 것을 아빠와 바라봤던 기억... 최초의 기억을 찾아낸 사람들은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은 것처럼 좋아한다. 잃어버린 ‘기억 조각 찾기’를 시작하면서 매일 앞으로 늘려만 가던 우리 인생은 조금 더 깊어진다. 삶은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삶을 연구하는 문화집시 페페는 특별한 의미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과, 일상의 경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닌 나를 위한 여행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꼭 여행을 통해서만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일상에서 나를 찾을 수는 없을까. 그리고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일상과 여행은 다르지 않다는 것. 그녀는 말한다. 집을 나서는 모든 순간이 여행이라고. 그리고 내가 머무는 공간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여행에서도 찾을 수 없는 삶의 의미들을 찾을 수 있다고. 이 책에서 페페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쉽게 지나쳤던 일상의 공간 속에서 진정한 삶의 모습을 탐색한다. 일상이 지겹다며 어디론가 떠날 기회만을 엿보는 우리에게 페페가 들려주는 일상 이야기로 우리는 우리의 풍경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풍경은 삶의 가장 특별한 부분으로 기록된다.
저자소개
이제 서른의 문턱을 넘긴 어른아이. 잡지사에서 3년 넘게 일하다가 우연히 캐나다로, 캐나다에서 남아메리카로 여행했다. 매 순간 감동하며, 매일을 축제처럼 살기 위해 자신이 하는 일을 춤추듯 하고 싶지만, 박자 감각이 없어서 우선 춤을 배워볼까 생각 중이다.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담고 느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여행의 묘미가 사람 만나는 일이라 생각해 혼자 자주 떠나며, 백수일 때 돈도 없이 일본, 인도, 몽골, 필리핀 등을 여행하는 재주를 선보였다. 이 모든 기억을 잘 다듬어 연필로 꾹꾹 눌러 기록하는 일이 취미이자 특기이고 이제는 직업이 되었다.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매일 다른 시간에 퇴근해야 하는 회사를 그만둔 후 갑자기 찾아온 두려움에 1년간 영화 〈김씨 표류기〉의 여자 김씨(정려원)처럼 동굴 같은 방에서 살기도 했지만, 끝까지 믿어준 친구와 부모님 덕분에 다시 기자와 리포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월간 〈사과나무〉에 9년째 ‘페페의 필름통’을 연재하며 가끔 방황하는 기자들의 대타로 인터뷰 기사를 썼다. 쉬는 날에는 동네를 산책하며 백수인 척 유유자적이지만, 이따금 다음 달에는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낮고 가난한 땅을 여행하며 사는 삶을 꿈꾸고 일상조차 길 위의 사람처럼 살고 있는 그녀를 두고 친구들은 히피, 집시, 보헤미안, 심지어 홈리스라고 부르지만, 그녀는 자신을 ‘삶 연구가’라고 소개한다. 밥보다 문화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영화, 책, 음악, 연극 등 문화 리뷰를 연재하며 미니홈피에는 세상 모든 음악을 분위기별로 선곡해서 올려놓는 게 취미다.
저서로 영화에세이 《페페의 필름통》, 감성에세이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 한번 맛보면 내면을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설계할 강력한 에너지를 부여하는 자기계발서《힐링 팝콘》이 있다. 문화를 통해 세상과의 화해와 자기성장을 시도하고 있다.
목차
01 집
슬픔과 편안함이 함께 있는 그 공간
시간이 멈춘 집 16/ 최초의 기억 23/사람은 원래 외로운 거야 33/보통의 날들 44/
할머니의 선택 54/기억을 잃은 사람들의 집 58/내 곁에 있어줘 64/비밀의 방 70/
그 집에서는 떠날 때 인사하지 않아 76/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해서 미안한 사람 86/
달빛 옥상 91
02 학교
낡은 사진첩의 한 페이지 같은 그 공간
진짜 졸업식 106/단짝친구가 필요한가요? 112/나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니? 118/
책을 읽는다는 것 123/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한 기록 133
03 카페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그 공간
일상으로의 초대 144/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에 151/함께 있을 수 있다면 163/
이별이 아름다운 것은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약속 때문이다 179/김밥 가게 아줌마의 철학 185/
엄마손 식당 189
04 수영장
한숨, 눈물 그리고 내일이라는 서글픈 희망이 담긴 그 공간
새벽 수영 200/수영장에서 만난 뜻밖의 친구 206/춤추는 물고기 214/
깊이 50미터 수영장이 있나요? 221/수영장 눈물 228
05 길 위
사람은 누구나 여행자라고 속삭이던 그 공간
길 위의 이야기들 236/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록 241/
길을 잃은 뒤에야 길을 찾게 된다 248/남아 있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에 대한 오해 258/선재아트센터에 갈래? 262/먼 바다, 가까운 바다, 너와 함께라면 270/
추위가 지우지 못할 상처는 없다 282
06 사람의 마음
우리의 마지막 쉼터
마음 그림 292/아프가니스탄으로 간 친구 294/그리스인 조르바처럼 299/
너에게 보낸 편지 306/코스모피아가 되고 싶은 아이 312/벤자민의 시선 319/
같은 장소지만 다른 추억을 심는다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