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페미니즘과 엄마됨 사이에는 탐험해야 할 공간이 무수히 많이 남아 있다사진작가 모이라 데이비가 첫 아이를 낳고 나서 “고립감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면서 더 잘해낼 수 있도록 자극받고자” 찾아낸, 페미니즘과 엄마됨에 대해 쓴 작가들의 글 모음집 『마더 리더Mother Reader』의 두 번째 책. 첫 번째 책 『분노와 애정』이 여성 작가 16인의 엄마됨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양가감정을 풀어낸 에세이집이었다면, 두 번째 책 『이등 시민』은 여성 작가들이 쓴 소설 선집으로 조금 더 직접적으로 엄마가 된 젊은 여성의 삶과 페미니즘에 대해 다룬다. 페미니즘 고전 『침묵Siliences』의 틸리 올슨, 나이지리아 대표 작가 부치 에메체타, 부커상 수상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프랑스 갈리마르 총서 작가 아니 에르노,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 등 대가들의 소설 아홉 작품이 발췌된 이 책의 주인공들은 당당한 인간이고, 엄마이고, 여성이다. 이기적이고, 시니컬하고, 싸움꾼이고, 부족함을 느끼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결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당당한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연애, 출산, 육아 등을 포함한 삶의 과정을 살아나가는 이야기들이 이 소설의 주제다.버지니아 울프는 “페미니스트는 자기 삶에 관해 진실을 말하는 여성”이라고 했다. 아홉 명의 여성 작가와 아홉 명의 소설 주인공 여성들은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지만, 스스로 자기 삶을 책임지며 살아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페미니스트에 부합하는 인물들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확장되어야 할 넓은 세계가 있다. 그리고 페미니즘과 엄마됨 사이에는 탐험해야 할 공간이 정말로 무수히 많이 남아 있다. 엄마를 위한 페미니즘 소설 선집 『이등 시민』은 더 넓고 자유로운 세상을 향한 독자들의 여정에 유익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다.
저자소개
1931년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마을인 로레인에서 태어난 토니 모리슨은 미국 북부에서 자랐지만 유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남부적 전통을 지난 가계의 후손이다. 아버지는 백인을 증오하는 조선소 용접공이었고 어머니는 인종 차별과 그 역차별까지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토니 모리슨은 인종 차별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의 다양하고 극심한 차별이 없어지는 날이 올 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컸다. 교육적이고 종교적인 환경에서 자라던 어린 모리슨은 인디언 태생의 발레리나 마리아 톨치프를 우상으로 여겼다. 1953년 흑인을 위해 설립된 하워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1955년 코넬 대학교에서 문학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를 연구했다. 시점 교차와 다중 화법, 현실과 비현실의 넘나듦, 전설과 이야기 등으로 특징되는 토니 모리슨의 작품 세계가 두 거장 소설가로부터 일정하게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같은 작품이나 윌리엄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 같은 작품은 토니 모리슨 작품의 양대 축인 '여성'과 '인종'이라는 강렬한 소재의 원천이 된다.
코넬 대를 졸업 후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65년부터 랜덤하우스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텍사스 서던 대학교에 이어 하워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단편들을 발표했다. 백인 중심주의 문화와 그 이야기 방식에서 벗어나는 글쓰기를 한 그녀는, 특유의 복합적인 내러티브와 다중 화자(혹은 다층 시점) 방식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찾아내기 위한 흑인 소설가의 강렬한 자의식의 무기를 획득하였다.
우울증과 고립에 대한 자신의 치료법을 기술한 『가장 파란 눈』을 데뷔작으로 주목받았고, 모리슨의 이름이 점차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이어 『술라』, 『솔로몬의 노래』 등을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았다. 그리고 1988년 출간한 『소중한 사람들 Beloved』로 퓰리처 상을,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2006년까지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F. 고힌 기금교수로 있었다. 이후 루브르 박물관 강의를 하였고, 2008년 프린스턴 대학으로 돌아와 '이방인의 집'이라는 세미나를 이끌고 있다.
『가장 파란 눈』은 인종적인 증오심, 역사적 기억, 현란한 언어 구사에 이르기까지 이후 토니 모리슨 작품의 특징을 이루는 요소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어 모리슨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소중한 사람들 Beloved』은 그녀에게 미국 언론 최고의 권위인 퓰리처상을 안겨주었다. 한 여인이 자신의 딸이 노예가 되지 않도록 살해한 눈물겨운 얘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정열적이고도 현란한 언어와 서정적인 감동의 힘으로 구성, 경험에서 나온 진실과 비전을 섬세하게 교직 하는데 성공하였다. 환상과 암시적인 시적 문체를 사용하고 신화를 풍부하게 짜 넣은 그녀의 작품은 힘이 있고 구성이 치밀하다.
1987년 출간한 대표작 『빌러비드』로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로버트 F. 케네디 상 등을 수상했고, 1993년 흑인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2006년 프린스턴대학교의 교수직에서 퇴임한 후 집필활동에 매진해 소설 『자비』 『고향』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희곡 『데스데모나』를 출간했고, 잡지 [네이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그녀는 작가이기 전에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운 엄마로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될 때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작가로서의 책임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로서 직접 체험한 감성을 바탕으로 동화책을 쓰고자 하였으며, 그 꿈을 아들인 슬레이드 모리슨과 함께 동화책을 쓰며 실현시켰다. 향년 88세로 2019년 8월 5일 별세했다.
1993년 미국 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인의 이목을 흑인 문학에 집중시킨 작가이자, 타임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명' 중 하나로 꼽히는 작가로, 그녀는 작품속에서 흑인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소재를 정교한 문체와 서정적인 어구들로 아름답게 구현하여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정체성 회복에 많은 관심을 두어, 비난의 목소리를 담기 보다는 미국 흑인들의 뼈아픈, 그리고 잊혀진 역사를 작품의 틀로 삼고 이를 복원하고자 한다. 한 곡의 재즈음악을 듣는 듯한 유창한 서술, 그 속에서 배어 나오는 흑인들의 깊은 절망과 한숨이 촘촘히 박아놓은 토니 모리슨의 언어 속에는 그녀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저서로는 『가장 푸른 눈』, 『소중한 사람들(빌러브드)』, 『술라』, 『재즈』, 『솔로몬의 노래』, 『네모 상자 속의 아이들』, 『파라다이스』, 『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누가 승자일까요?』, 『타르 베이비』, 『A Mercy』,『빌러비드』 등 다수가 있다.
목차
김하현 / 옮긴이의 글(소설)틸리 올슨 / 나는 다림질을 하며 여기 서 있다그레이스 페일리 / 어린 시절의 문제로젤린 브라운 / 훌륭한 살림살이부치 에메체타 / 이등 시민린다 쇼어 / 나의 죽음마거릿 애트우드 / 출산아니 에르노 / 얼어붙은 여자토니 모리슨 / 빌러비드리디아 데이비스 / 오래된 사전(부록)앨리스 워커 /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아이 덕분에 작가가 되다수전 루빈 술레이만 / 글쓰기와 엄마됨미닝 포럼 / 엄마됨과 예술, 사과 파이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