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우라 아야코는
질문한다. 우리는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드러나는 온갖 욕심, 질투심, 의심하는 마음, 이기심.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이런 추한 모습들은 감출 게 아니라 지운 다음 새로운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한다. 그것은 한 번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어쩌면 숨을 쉬는 한 영원히 계속해야 할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어떤 소재를 선택하고 어떻게 구도를 잡아야 할까?
동료 미술 교사 후지시마 소키치의 아내 미에코에게 마음이 끌리는 국어 교사 미나미 신이치로. 신이치로에게 그림지도를 하고도 실력이 추월당하자 질투심을 이기지 못해 타살 혐의를 뒤집어씌우며 자살하는 후지시마. 신이치로에게 은근히 마음을 두고 있는 미에코. 미에코와 남편의 사이를 의심하는 신이치로의 아내 유키. 이들 두 부부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그려 내는 갈등과 애증의 파노라마.
저자소개
사랑과 용서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한 미우라 아야코는 1922년 4월 25일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가와 시에서 태어났다. 아사히가와 시립 고등 여학교를 졸업한 뒤 7년 동안 초등학생들을 가르쳤으나 패전 이후 국가의 기만적인 교육에 회의를 느끼고 교직을 떠났다. 이때 폐결핵과 척추 카리에스가 병발하여 13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으며, 같은 병으로 요양 중이던 소꿉친구인 마에가와 다다시를 만나 기독교 세례를 받았다. 1959년 같은 신앙을 가진 미우라 미쓰요와 결혼하여 아사히가와 시내에서 잡화상을 운영하며 꾸준히 글을 써오던 중 1964년 「아사히신문」 1천만 엔 현상 공모에 『빙점』이 당선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1966년에 발표된 『양 치는 언덕』은 『빙점』에 이은 미우라 아야코의 대표작이다. 삶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제시하는 이 작품은 에로스적 사랑이 아가페적 사랑으로, 죄가 용서로 승화되는 인간 구제의 숭고함을 보여준다. 그녀는 1986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다 1999년 10월, 다장기부전증으로 고향인 아사히가와 시에서 사망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빙점』, 『양 치는 언덕』, 『길은 여기에』, 『잔영』, 『구약성서 입문』, 『사랑하며 믿으며』(수필집), 『병들었을 때에도』(단편집), 『함께 걸으면』(미쓰요·아야코 합동 가집) 등이 있으며, 1984년 『미우라 아야코 작품집』 전 18권이 간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