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봄비를 맞다
- 저자
- 황동규 저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2025-09-15
- 등록일
- 2026-05-20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52M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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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것 봐라. 죽은 나무가 산 잎을 내미네.
풍성하진 않지만 정갈한 잎을.
방금 눈앞에서
잎눈이 잎으로 풀리는 것도 있었어.
그래 맞다. 이 세상에
다 써버린 목숨 같은 건 없다!”
바닥없는 열정과 응시로
삶의 처처에서 발견하는 환한 깨달음
“이 시집의 시 태반이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
다시 링 위에 서는 (다시 눕혀진들 어떠리!) 한 인간의 기록이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 황동규의 새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 시인선 604, 2024)가 출간되었다. 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월」「동백나무」「즐거운 편지」를 차례로 발표하며 등단한 황동규는 묶어낸 시집마다 특유의 감수성과 지성이 함께 숨 쉬는 시의 진경은 물론 ‘거듭남의 미학’으로 스스로의 시적 갱신을 궁구하며 한국 서정시의 새로운 현재를 증거해왔다. 시집 『봄비를 맞다』는 쉼 없는 시적 자아와의 긴장과 대화 속에서 일궈낸 삶의 깨달음을 시로 형상화해온 시력(詩歷) 66년의 그가 미수(米壽)를 두 해 앞두고 펴낸 열여덟번째 시집이다. 전례 없는 팬데믹의 공포가 엄습했던 2020년 가을의 복판에 전작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선보였으니 근 4년 만에 다시 새 시집으로 독자들을 찾은 셈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시집 역시 그간 꾸준히 쓰고 발표한 시 59편과 함께 시 편편의 주요한 처소(處所)이자 생의 후반 이십 년 가까이 시인의 발걸음과 감각을 붙잡아두고 진한 즐거움을 안겨준 공간에 대한 소회를 담은 산문(「사당3동 별곡」) 한 편을 더했다.
이번 시집에서 황동규는 녹록지 않은 노년의 삶을 이어가는 노정에도 여전히 시적 자아와 현실 속 자아가 주고받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생의 의미와 시의 운명을 함께 묻고 답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걸으리,/ 가다 서다 하는 내 걸음 참고 함께 걷다/ 길이 이제 그만 바닥을 지울 때까지”(「그날 저녁」), “다시 눕혀”지더라도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시인의 말」) 이어가는 것이 자신의 삶임을 명료하게 의식하는 그의 시는 누구나 열망하나 쉬이 넘볼 수 없는 여유와 온기와 다감함 역시 잊지 않는다. “끄트머리가 확 돋보이는 시”(「사월 어느 날」)를 향한 한결같은 열정과 함께, 삶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긍정의 진술이 가닿는 환한 깨달음, “그렇다, 지금을 반기며 사는 것”(「겨울나기」)이란 시인의 다짐을 거듭 곱씹게 되는 이유다.
저자소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일명 '국민 연애시'라고 할수 있는 '즐거운 편지'의 작가. 등단작인 '즐거운 편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쉼 없고 경계 없는 사유로 발전을 거듭해온 시인이다.
본관은 제안(濟安)이다. 1938년 평안남도 숙천(肅川)에서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195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6∼1967년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1968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다. 1970∼1971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1987∼1988년 미국 뉴욕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와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58년 서정주(徐廷柱)에 의해 시 「시월」 「동백나무」「즐거운 편지」가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초기에는 사랑에 관한 서정시가 주로 썼지만 두번째 시집 『비가(悲歌)』(1965)부터는 숙명적 비극성을 받아들여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966년에는 정현종(鄭玄宗) 등과 함께 동인잡지 『사계』를 발행했다. 1968년 마종기(馬鍾基), 김영태(金榮泰)와의 3명의 공동시집 『평균율 1』을 출간하고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열하일기』『전봉준』『허균』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변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로 이어져 모더니즘으로 자리잡았다.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1975)에 대한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초기의 고뇌에서 자기 삶의 내부로 비극의 비전을 비쳤던 그는 차츰 자기 밖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수행하면서 민족의 약소함과 황량한 우리 삶의 풍경을 묘사했고 이 참담한 상황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힘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무력감을 표명했다. ... 그의 사랑은 이웃으로 번지고 드디어는 삼남 - 이 가냘픈 한국과 그곳에서 괴로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로 확산되었다.”라는 평을 하고 있다.
시집 『악어를 조심하라고?』(1986)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데 이 시집에서는 지적 시선에 의한 상상력의 조형이라는 단계를 뛰어넘어, 시인이 이 세계의 존재성과 거기에 얹혀 살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적 구조를 투시하면서 그것들과 친화와 역설의 이중적 얽힘을 그의 언어로써 새로이 구성해내고 있다. 1995년 『현대문학』에 연작시 「풍장 70」을 발표하면서, 1982년에 시작한 연작시가 마감되었다. 황동규 시인의 죽음관에 대해서 대면할 수 있는 이 시집은 독일어판으로도 번역되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오색빛으로 | 히아신스 | 단 사과 | 겨울나기 | 흩날리는 눈발 | 봄비를 맞다 | 이 한생 | 마음 기차게 당긴 곳 | 야트막한 담장 | 사월 어느 날 | 불타는 은행나무 | 터키 에베소에서 만난 젊은이 | 시인 삶의 돌쩌귀 | 바가텔 5 | 몰운대 그 나무
2부
여드레 만에 | 참새의 죽음 | 나갈까 말까? | 어떤 9월 | 건성건성 | 옥상 텃밭 | 코로나 파편들 | 서달산 문답 | 외롭다? | 눈물 | 바닥을 향하여 | 삼세번 | 2022년 2월 24일(목) | 지문 | 해파랑길
3부
비바람 친 후 | 서울 소식 | 담쟁이넝쿨 | 백 나라 다녀온 후배 | 생각을 멈추다 | 조각달 | 속되게 즐기기 | 어떤 동짓날 | 슬픈 여우 | 까치 | 병원을 노래하다 | 호야꽃 | 그리움을 그리워 말게 | 그날 저녁
4부
홍천군 내면 펜션의 하룻밤 | 태안 큰 노을 | 꽃 울타리 | 해시계 | 흑갈색 점 하나 | 그 바다 | 혼불 | 혼불 2 | 묘비명 | 나는 자연인이다 | 길 잃은 새 | 한밤에 깨어 | 싸락눈 | 속이 빈 나무 | 뒤풀이 자리에서
산문 / 사당3동 별곡 황동규
해설 / 환한 깨달음을 향하여 장경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