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경험이다
팔고 싶은 공간,
사고 싶은 경험을 설계하라!
놀고 싶고, 경험하고 싶고, 만져보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는 것은 바로 ‘공간’이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은 제품의 가치를 높인다!
소확행, 주52시간 근무, 플리마켓, 스테이케이션, 원데이클래스… 최근 소비 스타일을 설명해주는 키워드들이다. 소비자는 돌아다니고, 체험하고, 만져보고, 놀고 싶어 한다. “나 지난 주말에 뭐 했어”라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 SNS에 인증샷을 올려 공유할 수 있는 장소들을 계속 찾아다닌다. 디지털을 입에 물고 태어난 Z세대가 시장을 주도하는데도 오프라인 공간이 사라지기는커녕 계속해서 생겨나는 이유다.
비즈니스 모델도 바뀌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공간은 물건을 진열해서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젠틀몬스터는 제품을 아예 팔지 않는 컨셉스토어를 선보였고, KEB하나은행은 영업점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컬처뱅크를 만들었으며, 아크앤북과 교보문고는 카페처럼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만들었다. 카페+서점, 전시장+판매장 등 경계를 허무는 복합공간을 만들어 전에 없던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이제 오프라인은 제품을 위한 배경이 아니라 스스로 소비자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취미, 재미 등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보다는 ‘이 제품과 이 브랜드로 내 삶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집중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그래서,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는데?”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소비자에게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공간은 경험이다》는 바로 경험 마케팅, 그중에서도 공간이 주는 경험에 해답이 있다고 말한다. 브랜드가 만들어둔 공간에서 제품과 함께 놀고 컨셉을 느끼는 경험, 그 브랜드가 제안하는 방식대로 살아보는 경험 말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 당신의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만나게 할 것인가?
사람과 사람, 브랜드와 오감, 브랜드 컨셉, 브랜드 스토리를 만나게 하라
기업이 오프라인 공간에 공을 들이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의 성장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위력적이다. 온라인 공룡 아마존이 아마존 고, 아마존 북스를 낸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가 하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인 나이키는 나이키플러스 등의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달리는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띵굴마켓, 무신사, 임블리 등 온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을 보라.
최근 많은 기업이 공간을 매개로 고객을 만나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예쁜 공간, 멋있는 공간을 꾸민다고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기업은 새로운 시각으로 공간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애플, 아마존, 무지 등 세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기업들의 경험 마케팅을 바탕으로, 공간을 통해 경험을 연결하는 4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공간에 ‘사람’을 모으고, 모인 사람을 연결해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방법
둘째, 다채로운 ‘경험’이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법
셋째, ‘오감’을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법
넷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 마케팅과 빅데이터를 연구해 오다,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원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오프라인 연구에도 뛰어들었다. 영역을 넘나드는 폭넓은 탐색 끝에 만들어진 이 책은 앞으로의 공간에 관한 지침서이자, 경험에 탐닉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만족시킬 마케팅 전문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해 시너지를 내고 싶은 기업, 전에 없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야 하는 실무자, 매력적인 공간을 통해 자기만의 고객을 확보하려는 사업가에게 충실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책 속에서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은 왜 더욱 정교해질 수밖에 없는가? 독립적인 목적을 갖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 오프라인 공간은 철저히 제품을 위한 배경이었다.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공간은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그렇지 않다. 고객은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제품 설명을 길게 늘어놓을 필요가 없어졌고, 오프라인 공간에는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다양한 이야기가 다양한 제품, 다양한 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의 압박에서 벗어난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이제 정보가 아니라 감성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온라인에서도 물론 트렌디하고 창의적인 광고로 감성을 전달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온라인은 물리적인 접촉이 불가능한 가상의 세계다. 반면 오프라 인 공간은 단순한 전시와 설명을 넘어 제품이 가진 감성과 브랜드 컨셉을 정교하게 전달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 점에 집중하여 오프라인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 1장 ‘팔지 마라, 경험하게 하라’
공들여 만든 커뮤니티는 재무제표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웬만한 유형자산을 뛰어넘는 기업의 버팀목이 된다. 특히 기업이 어려울 때 기대치 못한 뒷심을 발휘한다. 마침 여기 좋은 사례가 있다.‘ 요가복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lemon Athletica, 이하 룰루레몬) 이야기다.
이 캐나다 브랜드는 한때 매년 3조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2010년경 품질 문제와 창업자의 지분 매각 등으로 브랜드가 위기에 처해 성장 시계가 멈춰 있었다. 하지만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주가가 무려 100% 이상 상승했고, 새롭게 진출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동안 룰루레몬이 공들여 만들어놓은 커뮤니티 시스템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 2장 ‘사람을 연결시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라’
인간은 살아가면서 외부 정보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이 정보는 뇌로 흘러가고, 과거 경험과의 비교 대조를 통해 최종적으로 ‘새로운 경험’ 카테고리를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정보가 뇌로 가기 전에 거치는 필수 경로가 바로 오감이라는 사실이다. 즉 최적의 경험은 오감으로 정보를 획득한 후에 만들어진다. 경험 마케팅에 뛰어들려는 기업이 오감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나아가 하나의 감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형태로 오감을 연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러 감각을 연결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미국의 교육학자 에드거 데일(Edgar Dale)의 경험 모델(cone of experience)에 따르면, 청각으로 메시지를 전달받은 사람들은 시간이 흐른 뒤 메시지의 20%만을 기억했고, 시각으로 전달받은 경우 약 30%를 기억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이용해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50% 이상의 내용을 기억해냈다. 또한 역할극과 같은 다채널 경험을 제공하면 메시지의 70% 이상을 기억할 수 있었다. 즉, 동일한 메시지라 하더라도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을 통해 전달하면 효과가 증폭되었다.
- 3장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을 선사하라’
디지털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배경’과 같은 존재였다. 제품과 서비스가 주연이라면 공간은 철저히 조연에 머물렀다. 그러나 디지털은 이러한 공간 개념을 혁신적으로 파괴했다. 이제 방문객의 손에는 온라인 판매처에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의 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관점을 한번 바꿔보자. 제품을 오프라인에서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면, 오프라인에서 ‘판매’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오프라인이 제품과 서비스의 배경에 머물 필요가 있는가 말이다. 브랜드 컨셉이 녹아 있는 경험을 충실히 전달하기만 한다면 고객은 언제든 구매 장소를 스스로 찾아나설 수 있다. 실제로 공간의 정의가 이렇게 바뀌는 중이다.
- 4장 ‘공간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라’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대형 서점을 하나하나 몰락시키면서 오프라인 서점을 사양사업으로 몰고 온 장본인이 바로 아마존인데, 그 아마존이 다시 오프라인 서점을 열다니 말이다. 아마존이 온라인 서점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한때 6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던 미국 서점업계 2위 보더스(Borders)마저 2011년 파산을 선언했다. 오프라인에서 책을 사던 구매자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흡수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오프라인 서점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것일까? 온라인 사업이 하향세에 접어든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짐작했겠지만 이 또한 고객경험 때문이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을 몰락시켰다는 기사가 쏟아질 무렵,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바닥 없이 추락하던 오프라인 서점 매출이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서점연합(ABA) 회원 수도 2009년 1600여 개에서 2015년 2200여 개로 증가했고, 대형서점이 사라진 자리에 동네 서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공간과 경험을 다시 찾게 되면서 독특한 동네 서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실적이 늘어난 것이다.
- 5장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고객경험을 설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