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예일대 지성사 강의

예일대 지성사 강의

저자
프랭크 터너, 리처드 로프트하우스(엮음)
출판사
책세상
출판일
2019-08-13
등록일
2020-01-3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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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자신의 철학을 세워라!”

18~19세기 유럽을 관통한 인간 정신의 역사



지성사의 거장 프랭크 터너의 마지막 강의

왜 예일대 학생들은 지성사 강의에 열광하는가



근대의 서막을 알린 루소에서 현대 철학의 시발점이 된 니체까지 근대 유럽 지성의 역사를 조망한 책이 국내 번역 출간되었다. 《예일대 지성사 강의》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 사상들이 격렬하게 충돌했던 18~19세기 유럽 지성인들의 정신이 펼쳐낸 각양각색의 관념과 사상이 당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20세기를 지나 현재까지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하는 책이다. 유럽의 근대는 현대 사회의 근간이 되는 굵직한 사상들이 역사적으로 등장한 시기이며, 인류사적으로 가장 질적인 변화가 급진적으로 이뤄진 시기이기도 하다. 다양한 세계관을 반영하는 수많은 이론과 이데올로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격동하던 때인 만큼 입장에 따라 자의적으로 수용되거나 왜곡될 여지도 많고, 따라서 여전히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시대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이 18세기~19세기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이 책은 특정 개인이나 개별 분야에만 초점을 둔 좁은 의미의 사상사가 아니라 철학, 문학, 신학, 과학, 정치, 경제, 음악, 예술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걸쳐 당대 지성을 이끌어간 주요 사상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관찰해 다양한 사상을 폭넓게 이해하고 해석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총체적 서술 속에서 이성의 합리주의 전통과 감정?의지의 비합리주의 전통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지성사의 전체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지성사와 문화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역사가의 한 사람으로 예일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프랭크 터너는 1차 문헌의 특권을 강조하며 편향성을 경계하고, 유행하는 이론이나 운동에 휩쓸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역사가의 역할임을 강조하면서 역동의 근대를 성실하고 균형 있게 고찰했다.



특히 학문은 우정을 나누는 과정임을 강조했던 터너는 동료학자들뿐만 아니라 학생들과도 격의 없는 토론과 대화를 즐겼고, 지성사에 대한 그의 편력은 학문 간 구축된 전문화의 울타리를 뚫고 통로를 만드는 소통의 작업과도 같았다. “특정한 역사 철학을 신봉하지 말고, 1차 문헌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철학을 세우라”고 강조하는 예일대 역사학과의 학풍을 이어온 터너는 주체적으로 사유하고 균형 잡힌 세계관을 갖도록 학생들을 이끌었다. 그의 강의가 십수 년 동안 수만 명의 학생들에게 사랑 받으며 예일 대학교 전설의 명강의로 꼽혀온 데에는 그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함께 엄격한 학자다운 면모와 통찰력도 중요하지만, 개별 문화를 상호 연결해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예일대 학생들의 열망도 크게 작용했다.



각종 경제 위기와 종교 분쟁, 테러, 이민자 및 난민 문제 등 유럽 각국은 집합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분열된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다. 20세기 이후 지식 체계가 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정교한 다량의 지식을 얻었지만, 이를 통합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의 문명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서는 방향 감각을 상실했다. 이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에게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우리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 즉 인간, 자유, 민족, 시민, 사회, 국가, 과학, 예술 등에 관한 견해가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 200여 년간의 지적 대변혁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 문명이 안고 있는 여러 부정적인 현상들에 대해, 그리고 미래 사회의 흐름에 대해 보다 주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지혜를 찾게 될 것이다.



루소, 근대성에 도전하다



“근대 사회에는 인간을 비인간화하거나 인간성의 실현을 방해하는 요인이 들어 있다.” _장자크 루소



휴머니즘과 과학적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 사회를 관찰하고 이해하는 계몽의 정신이 확산되면서 18세기 유럽 전역에서는 계몽주의 사상과 더불어 근대성의 태동을 경험한다. 계몽주의에 의해 태어난 유럽 근대성의 본성은 ‘급격한 전통과의 단절’로 특징지어진다. 따라서 세계는 자율과 독립의 의미에서 해방과 종교적 질서에 대한 거부, 전통적인 것에 대한 회의 등 과거의 것을 부정하는 새로운 질적 변화로서 근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계몽주의가 이성에 바탕을 두고 중세의 교권이나 전제군주의 절대권력으로부터 자아를 해방시켰다고는 하나, 자아는 다시 자기 내부에서 자신을 억압하는 이성 만능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또한 불합리한 전통에 맞서 이성과 자유, 평등을 기본정신으로 삼았던 프랑스 혁명의 결과는 무절제와 방종을 낳았고, 민주주의의 위험과 소요를 보여주었다.



이에 반항하여 당대 지식인들은 일체의 속박으로부터 해방과 자유를 부르짖으며 전통, 권위, 인습, 도덕 등 모든 기존 질서에 도전했다. 정열로 가득했던 지식인들의 행동은 이성의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일 수 있지만, 신적 질서와 절대군주의 권력으로부터의 자아해방이라는 면에서 계몽주의를 계승하고 있으며, 또한 마음, 정서, 충동, 예감, 상상력 등을 강조하며 감정의 해방을 옹호하는 낭만주의와 경건주의, 주관주의로 이어졌다.



프랭크 터너는 근대 유럽 사상의 원천이자 유럽 사상이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장자크 루소를 주목한다. 대체로 루소를 종교적 질서와 독단에 대항한 계몽주의자로서 지금까지 단순 해석해왔다면, 프랭크 터너는 종교사상뿐만 아니라 세속사상, 두 전선에 모두 참여해 격렬하게 싸운 인물로 루소를 평가한다. 터너는 루소의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가 퇴보했다는 루소의 견해가 서구 지성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고 사로잡았다고 지적하며, “우리를 비롯해 우리가 읽고 연구한 여러 작가와 철학자들이 모두 루소의 아이들”이라는 위트 넘치는 표현을 남기기도 했다.

이성과 진보에 대한 믿음과 낙관이 팽배했던 시대에 루소는 도리어 유럽 사회는 퇴보했다고 선언했다. 루소에게 근대 사회는 “완벽을 향한 학문과 예술의 진보에 뒤따른 부패와 타락으로 거짓되고 불성실하며 외양을 중시하는 세상”이었고, “이성을 맹신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에 빠져 덕을 잃어버린 시대”였다. 또한 “도덕과 덕을 둘러싸고 고심하고 대화를 했던 고대 정치인들과 달리, 우리 시대의 정치인들은 상업과 돈을 두고만 지껄인다”며 불평등과 소외가 극에 달한 근대 문명의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문명이 발전하면 도덕은 붕괴하게 마련이며, 역사란 결국 끊임없는 타락의 과정이라고 보았던 루소는 이처럼 근대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일반 의지에 근거한 시민 종교를 세우고, 사회계약 원리에 따른 새로운 정치질서를 수립하고, 자유의지의 주체로서 참된 자유인을 형성하는 것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런 루소의 주체와 자유에 대한 견해는 근대 사상의 바탕을 이루며 또 다른 사유로 발전해나갔다.



주체성, 새로운 시대의 전환점이 되다



“정말로 새로운 세상에 어우리는 새로운 정치학이 필요하다.” _알렉시 드 토크빌



18세기와 19세기 동안 유럽 지식인들이 주체성으로 방향을 틀면서 유럽의 지성사를 이끈 관념은 자유였다. 물론 자유와 해방으로 이끌 주체의 성격과 수단을 두고 저마다 의견은 달랐다. 예컨대 이마누엘 칸트는 만인이 목적으로 대우받는 도덕적으로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양심을 강조했다. 당대 개신교의 권위주의에 맞서 복음주의 각성 운동을 주도한 존 웨슬리는 모든 신앙인은 종교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내면의 종교 체험으로 신을 만나고 구원받을 수 있다는 복음을 전파했다. 그 밖에도 자유와 평등의 충돌 가능성을 인식하며 자유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주창한 토크빌, 개별성과 사회성의 관점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역설한 존 스튜어트 밀, 창조론의 권위에 도전한 찰스 다윈, 노동자 해방을 넘어 인류 해방을 꿈꾼 카를 마르크스 등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자유를 주장했다. 예술가들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창조의 자유를 누렸고, 집 안에 갇혀 있던 여성들은 사회적, 정치적 자유를 획득해 남성들이 전유하던 영역에 진출하고자 했다.



자유를 설파한 지식인들은 대체로 이성의 힘을 앞세운 합리주의 전통을 형성하거나, 감정과 의지와 상상의 힘을 앞세운 비합리주의 전통을 형성했다. 프랭크 터너는 양측이 어떤 사상을 토대로 현실에 직면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펼쳐냈는지 흥미진진하게 묘사한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면서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사회주의, 민족주의, 인종주의가 출현하고, 계몽주의와 실증주의의 대척점에서 중세 취향과 낭만주의 경향이 대두하며, 역사주의와 진화론의 영향으로 지구를 비롯한 세계와 인류가 신과 상관없이 자연 질서 안에서 역사를 지니게 되고, 예술가의 역할이 모방에서 창조로 바뀌면서 예술가가 사회를 이끄는 지식인으로 떠오른 맥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 민족주의와 인종주의에서 비롯된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여성들이 스스로 권리를 주창한 여성주의, 신과 초월적 가치가 사라지면서 새로 생겨난 감정 신학과 허무주의 등 현대 사회의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주제를 시의적절하게 조망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합리주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비합리주의 전통의 가치를 설득하고, 당대 유럽인들의 지성 생활을 좌우하며 이끌어간 주요 사상을 편향되지 않게 서술하는 냉철한 시각도 인상적이다. 지성사를 뒤흔든 위대한 사상가들의 삶의 궤적을 객관적으로 관찰해 그동안 간과되어온 면모를 새롭게 조명하기도 한다.



니체, 새로운 세상을 열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이것이 지금부터 나의 사랑이 될 것이다! 나는 추한 것과 전쟁을 벌이지 않으련다. 나는 비난하지 않으련다. 나를 비난하는 자도 비난하지 않으련다. …무엇보다 나는 언젠가 긍정하는 자가 될 것이다!”

_프리드리히 니체



19세기로 접어들면서 유럽 사회는 또 하나의 과도기적 상황을 맞이한다. 옛것과 새것의 갈등, 창조와 진화의 충돌, 진보에 대한 낙관주의와 몰락에 대한 비관주의의 병존, 자본주의적 사고의 확산과 이에 따른 삶의 양상이 극심한 갈등 상황을 빗게 되었다. 사물의 실용적 가치를 절대적으로 우선시하는 유용론이 새로운 가치 척도로 자리 잡고, 이 가치가 지배하는 곳은 어디나 인간은 필연적으로 기능화되고 조화로운 인간성의 향상은 불가능해진다. 이처럼 ‘신경과민’에 걸린 듯한 19세기 중반의 중간 계급 가운데 자본가 계급을 충격에 빠뜨린 위대한 비판자가 등장했다.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다. 그의 후견인이었던 여동생 엘리자베트의 의도적 편집 때문에 니체에 대한 공정한 평가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가능해졌지만, 그가 지성사의 궤적에 남긴 영향력은 여느 사상가보다 무겁고 깊었다.



당시의 예술 경향과는 달리 니체는 주관적 감성과 충동에 의존한 디오니소스적 예술 충동과 이성과 조화, 균형을 지향했던 아폴론적 예술 충동 간의 조화를 주장했다. 그는 죽음을 받아들여야 현재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것처럼 디오니소스적 광기가 전제되어야 아폴론적 형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니체는 디오니소스와 아폴론의 조화가 깨진 상황을 다시 복구시켜줄 위인이 위대한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라고 믿었지만, 그가 독일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고 고취시키는 음악을 만들자 니체는 자신의 믿음을 곧 접어야만 했다. “내가 혐오하는 모든 것을 향해 바그너는 한 발짝씩 내려가고 있다. 반유대주의까지도.” 니체는 사람들이 아폴론적 충동에 집착하는 이유가 종교와 신, 과학과 인간 등 기존의 도덕적 근간 때문이라고 단정한 뒤 과거의 모든 낡은 것을 깨부수고(이 점에서 니체는 허무주의자이다!) 새로운 도덕의 토대를 찾아 나섰고, 마침내 니체는 삶을 긍정하는 도덕을 가정하고 어떤 공동체의 이념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초인을 창조해냈다.



여기서 니체는 앞서 언급한 루소의 사상적 한계를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평등을 타개하기 위해 급진적 평등주의를 주장했던, 자연 상태에서 벗어난 인간을 스스로 본질적 성격을 구축해야 하는 결정되지 않은 존재로 묘사한 루소의 통찰에 동조하면서도 그가 진정한 허무주의자가 되겠다는 용기로부터는 뒷걸음만 쳤다고 날카롭게 비판한 니체는 ‘반역의 사고를 하는 제안자’이자 ‘새로운 가치관을 발견하려고 애썼던 지식 탐험가’이자 ‘누구보다 삶에 대한 긍정을 역설하는 인간’으로서 루소가 들어서지 못한 길을 담대하게 걸어갔다.



이처럼 18세기~19세기 유럽은 다양한 사상과 이데올로기가 서로 치열하게 대립하고 공존하는 가운데 주체의 자유를 실현하고자 분투했다. 자유를 쟁취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사회를 움직였고, 이들이 꿈꾼 자유로운 세상은 현대 사회의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당시 대립과 갈등을 빚은 사상들도 대부분 그대로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러 사상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주체성을 지닌 존재로서 현상을 해석하면서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분투하며 살아간다. 니체의 주장대로 “인간의 본성은 결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누구나 스스로 인생과 세상을 펼쳐나가는 주체이자 주인공”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고 미래로 자신을 던지며 사는 수밖에 없다. 적어도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의 바탕이 된 지성의 흐름을 파악한 독자들은 오늘을 시대적 맥락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추천사



프랭크 터너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역사가였다. 명민하고 독창적이며 때로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논증은 언제나 깊이 있는 학자 정신에 닻을 내렸다. 이 책에는 강단에서보다 더 여유롭고 강단 있는 학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이롭다.

_보이드 힐턴Boyd Hilton, 케임브리지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19세기 영국과 유럽 지성사 분야 권위자로 입지를 굳혔던 프랭크 터너. 전설로만 남겨질 뻔한 그의 지성사 강의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거장의 공백이 크게 다가올 때쯤, 터너의 폭넓은 경험과 명료한 해석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져 반갑기만 하다.

_사이먼 스키너Simon Skinner, 옥스퍼드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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