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런 식으로 통치 받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의도, 민주주의도 무너진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비판하고 행동할 것인지
2016년 오늘날 여전히 유효한 푸코의 말을 통해
우리 자신과 대한민국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이 책은 1978년 5월 27일에 소르본대학교에서 프랑스 철학회 주최로 열린 푸코의 강연 「비판이란 무엇인가?」와 1983년 4월 12일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있었던 푸코의 강연 「자기 수양」, 그리고 버클리캠퍼스에서의 강연과 함께 기획된 세 차례의 토론을 싣고 있다. 앞의 두 강연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책으로 출간되었다. 「비판이란 무엇인가?」는 『프랑스 철학회 학회지』84주년, 2호, 1990년 4~6월, 35~63쪽에 실린 강연록을 바탕으로 삼고, 그 외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소장 중인 푸코가 강연에서 말하지 않은 몇몇 구절을 포함한 자필 원고와, 교정을 위해 푸코에게 보냈지만 푸코가 직접 교정하지는 않은 강연록 첫 판본을 참고해 몇 군데 수정을 가했다. 「자기 수양」과 뒤이은 세 번의 토론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와 IMEC(프랑스 현대 출판 기록원)가 갖고 있는 녹음 자료를 바탕으로 삼았다. 「자기 수양」 강연 역시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소장 중인 자필 원고를 참고해 보완했다. 녹취록을 푸는 과정에서 잘 들리지 않아 이해가 힘든 부분은 원서 편집자가 추측해서 추가했으며, 푸코가 강의에 사용한 원고와 강의 녹취록을 비교 혹은 대조해 이 책의 원서 편집자가 각주를 달아 보강했다. 또한 옮긴이가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서에는 없지만 한국어로 바로 옮겼을 때 이해가 힘든 부분을 추가로 설명해 독자의 이해를 높였다. 더불어 이 책에 언급된 푸코의 저작과, 국내 미번역 상태인 『말과 글Dits et ecrits』을 정리해 독자의 편의를 높였다. 푸코의 논고와 인터뷰 등을 모은 『말과 글』은 그중 일부분이 단행본 혹은 단행본 안의 한 꼭지로 번역 및 출간되어 있는 경우들이 있다. 참고를 위해 프랑스어 제목을 한국어로 옮기고 국내 번역되어 있는 경우 서지사항을 함께 표기해놓았다.
푸코의 이 두 강연은 푸코 사유의 변화와 연속성을 담은 중요한 텍스트이다. 특히 푸코 후기 사유의 중심 주제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주체’의 문제, 더 구체적으로 말해 ‘자기’의 문제에 대한 풍부한 성찰을 제공한다. 푸코는 일상에서 개개인을 구속하는 보이지 않는 미시 권력에 주목하고 권력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푸코는 강연을 통해 가톨릭교회의 사목 활동에서 발전된 권력 형태, 요컨대 개인의 일상적인 품행을 인도하는 권력 형태가 시민 사회 내에서 확대되었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푸코는 이 강연에서 종합적인 방식으로 '사목적 통치성'을 분석한다. 「비판이란 무엇인가?」와 「자기 수양」은 각각 78년과 81년 콜레주드프랑스에서 진행된 강의의 연장선상이자 이전 강의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을 좀 더 보충한 푸코의 미공개 강연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78년부터 83년 사이에 일어난 푸코의 후기 사유의 변화를 읽을 수 있고, 푸코가 칸트의 「계몽이란 무엇인가」를 참조하고 그로부터 자신의 독보적인 철학 체계를 어떻게 구축해나갔는지 그 시각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대중에게 공개된 적 없는 푸코의 자필 원고를 한국어판으로 세상에 처음 내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
저자소개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란 '짜여진 어떤 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자아나 관념 역시 이 틀 안에서 탄생하고 전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인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에서 푸코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사물』(1966)과 『앎[知]의 고고학(考古學)』(1969)에서 무의식적인 심적 구조(心的構造)와 사회구조, 그리고 언어구조가 일체를 결정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든가, 자아라고 하는 관념은 허망이라고 하는 반인간주의적(反人間主義的)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구조주의 유행의 계기가 되었다.
정상적인 자기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를 추적한다. 주로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써온 양운덕 선생은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푸코는 권력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푸코는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푸코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푸코에게 있어 권력은 작용할 대상을 일정하게 형성하고 그 대상이 스스로 권력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성의 역사』는 '성'과 그것을 행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하는 권력(혹은 담론 - 힘있는 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저작으로 '성정치학' 논의에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저작물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이뤄진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다. 억압 대신 선동과 증대가 이뤄지고 거기로부터 수많은 '말' 그리고 '권력 망'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히려 성이 '억압의 역사'를 가진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되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게 하는 수음을 금지하게 하거나(실제로 그런 캠페인이 있었다), 그것의 사례로 얘기되는 청교도주의나 금욕주의의 전개에 대해 푸코는 우선 의심했으며, 그 이면을 파헤쳤다. 그 결과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당시에는 '성 담론'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 등 수많은 지식들이 그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 『광기와 문화』『정신병과 심리학』『비정상인들』『사회를 보호해? 한다』『자기의 테크놀로지』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푸코를 다루는 저서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푸코는 1984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