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미스터리 소설에 이런 주인공은 없었다!
잔혹범죄 전담 수사관 도도 히나코
그동안 여러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다양한 캐릭터의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지적이고 날카로운 스타일, 섬세하고 직관적인 스타일, 불도저 같은 좌충우돌 스타일 등등. 형사들은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다양한 방식으로 맞닥뜨린 사건들을 풀어냈다. 하지만 <온>에 등장하는 초보 형사 도도 히나코만큼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는 없지 않았을까.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사건파일 암기 중 교통과에 근무하는 친구 히나코와 경찰서 휴게실에서의 티타임 시간. 그녀는 설탕 두 배, 우유 증량 코코아에 고향 특산 고춧가루 양념을 듬뿍 뿌려 마신다. 심지어 껌에까지 양념을 뿌려 씹는다. 선배 형사와 생전 첫 탐문 조사를 나가서는 요릿집 여주인이 입고 있던 스커트의 구입처를 탐문(!)하다가 꾸르륵 소리에 배고픔까지 들통난다. 다행이랄까. 입을 꾹 다물던 여주인의 입에서 수다가 쏟아지다가 사건의 단서를 포착해냈으니.
그녀는 단순히 괴짜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이든 한 번 본 것을 잊지 않는 특별한 기억력의 소유자다. 한문 쓰기가 미숙해 경찰수첩에 조사 내용을 그림(트럭, 병, 단추, 안경 등등)으로 그리지만, 그 그림을 슬쩍 보기만 하면 그 당시의 대화 내용이 머릿속에 동영상처럼 재생된다.
히나코뿐만 아니라 그녀 주변 동료들도 하나같이 개성 만점이다. ‘덴디’한 스타일의 베테랑 형사 간 씨, 언제나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선배 형사 쇼지, ‘모태 솔로 오타쿠’이자 감식반 에이스 미키, 산 사람보다 죽은 시체를 더 사랑하는 ‘돌싱’ 검시관 ‘사신여사’까지.
<온>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살인사건들만 본다면 절대 예상치 못할 것이다. 잔혹범죄 사이사이 등장하는 매력 만점 캐릭터들이 이 끔찍한 이야기를 어느새 즐거운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바꿔버린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