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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이의신청
- 저자
- 박홍규
- 출판사
- 틈새의시간
- 출판일
- 2022-05-20
- 등록일
- 2022-08-22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55M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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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칸영화제가 가장 사랑한 감독’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 감독’ ‘블루칼라의 시인’이라 불리는 켄 로치의 작품을 소재로 영국과 한국의 사회를 넘나들며 국가, 인권, 자유, 노동, 가족, 복지 등 인간 삶의 주요 가치와 이슈를 되짚는다. 스크린에 갇힌 현실을 해방하여 공감의 스펙트럼을 넓힌 것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켄 로치 영화에 대한 ‘깊고 친절한 안내서’라는 측면이다. 일반 사람들이 켄의 영화에 좀 더 쉽게 다가가고, 그의 영화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뜻인데, 가령 <토지와 자유>를 이야기할 때는 그 배경인 스페인혁명에 대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이야기할 때엔 아일랜드 독립전쟁에 대해 상세하게 안내하는 식이다. 세 번째 장점은 켄 로치의 영화를 감상하면서 인류 지성사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짧게나마 조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윌리엄 모리스, 조지 오웰, 레이먼드 윌리엄스를 비롯하여 레온 트로츠키와 E. H. 카 등이다. 이들은 모두 켄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준 인물인데, 이들의 사상을 이해하면 켄 로치의 영화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평생을 노동당 당원으로서 살아온 켄 로치는 그 누구보다 평등하고 자유롭고 수평적인 사회를 꿈꾸어온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영화는 정치 권력이나 자본 권력이 서민을 착취하는 이 세상에서 반세기 이상, 비주류의 이의신청 수단으로 기여해왔다. 이 책은 평생 노동자처럼 글을 써온 저자가 평생 노동하듯 영화를 만들어온 거장 켄 로치에게 바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헌사다.
지금과 다른 미래는 가능한가?
켄 로치는 1964년에 만든 <캐서린>부터 2019년의 <미안해요, 리키>에 이르기까지 55년 동안 거의 매년 영화를 찍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1960년대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그가 작업한 것들이다. 그중 함께 고민하고 싶은 주제를 담아낸 영화를 바탕으로 영국과 한국 시민사회의 이모저모를 견주고, 그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보통사람의 삶을 조망한다.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조국에서,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의 일상은 과연 무엇 때문에 무너지고 상처받아야 했을까? 거장의 따뜻한 시선은 이 같은 질문 아래 시종일관 진지하게 그러나 더 자주 유쾌하게 ‘보통이고 싶은 삶’을 탐색한다. 가령 <스위트 식스틴>에서는 가족 때문에 조금도 달콤하지 않은 청소년의 일상을, 불후의 명작 <토지와 자유>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는 국가와 개인, 그리고 혁명의 의미를 살핀다. <빵과 장미> <자유로운 세계>에서는 노동의 의미를 새겨보고,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는 사회보장법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를, 그리고 <미안해요 리키>를 통해서는 시간의 노예가 되어버린 21세기 택배 노동자의 안전은 과연 가능한지를 묻는다. 켄의 영화 속 세상과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사이엔 60년 이상의 간극이 있다. 그러나 두 세계는 정말 다를까? 우리는 정말 과거의 상흔 위로 지금과 다른 미래를 쌓아갈 수 있을까?
『비주류의 이의신청』 이렇게 읽어보자
이 책의 묘미는 영화와 함께 시대상을 읽고, 보통사람의 일상을 통해 오늘 우리의 삶을 읽는 데 있다. 60~70년 전의 영국 사회를 읽는 것이 21세기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을 건너뛰고 대륙을 가로질러 비교하는 두 사회엔 놀랍게도 공통점이 많다. 해결이 요원한 문제가 산적해 있고, 인류의 정신은 이제 기계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자본 권력 아래 인간성은 피폐해졌고, 수평과 연대의 삶은 전설이 되거나 혁명이 되어버렸다. 켄 로치의 영화가 종종 ‘웃픈’ 배경이다. 이 책은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첫 세 개의 장은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를 배경으로 초기 작품의 의미와 시대상을 다룬다. 초창기부터 삼십 년 동안의 작업에는 텔레비전 드라마나 다큐멘터리가 많은데, 우리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아 비교적 간략하게 다루었다. 켄 로치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1990년대와 2000년대부터다. 이 시기는 각각 두 개의 독립된 장으로 나누어 총 네 개의 장으로 다루었다. 걸출한 영화들을 1990년대 전반과 후반, 2000년대 전반과 후반으로 소개했다. 이후 켄의 전성기라고 부를 만한 2010년대 작품은 전반에 찍은 작품을 하나의 장으로, 2010년대 중후반에 작업한 작품들을 하나의 장에 모아 다루었다. 한 꺼풀 벗겨내고 보면 ‘이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는 읽기의 즐거움을 독자 여러분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저자소개
195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 법대·영국 노팅엄대학 법대·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고베대학·리쓰메이칸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교양학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전공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전공인 노동법 외에 헌법과 사법 개혁에 관한 책을 썼고,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동안 『존 스튜어트 밀』, 『아돌프 히틀러』, 『누가 헤밍웨이를 죽였나』,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복지국가의 탄생』, 『헤세, 반항을 노래하다』, 『제우스는 죽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조지 오웰』, 『니체는 틀렸다』, 『인문학의 거짓말』,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내 친구 톨스토이』, 『함석헌과 간디』,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독서독인』, 『마르틴 부버』, 『이반 일리히』, 『디오게네스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다시 보기』, 『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 『누가 아렌트와 토크빌을 읽었다 하는가』, 『윌리엄 모리스 평전』,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자유인 루쉰』 등을 집필했으며,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유한계급론』, 『군주론』, 『산업 민주주의』, 『간디가 말하는 자치의 정신』, 『간디, 비폭력 저항운동』, 『유토피아』, 『이반 일리히의 유언』, 『학교 없는 사회』, 『자유론』, 『간디 자서전』, 『오리엔탈리즘』, 『사상의 자유의 역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차례
저자의 말
프롤로그_내 친구 켄 로치
켄 로치를 찾아서, 켄 로치를 따라서 | 사회상을 읽어주는 영화 | 내가 사랑한 켄은 어떤 사람일까?
1장 죽어도 멜로드라마는 찍지 않는다
노동자 시대의 서막 | 출세가 보장된 법률가의 길을 버리다 | BBC에서 만든 뉴웨이브 작품들 | 켄은 트로츠키주의자일까? | 켄의 초기 드라마들 | 그들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 내 안에는 마음이 너무도 많아 | 트로츠키주의가 영국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 | 나 같은 여자는 성공을 꿈꿀 수 없어 | ‘케스’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
2장 오로지 민주주의 영화를 찍는다
추락하는 영국 | 가족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통념을 따르는 게 좋다는 통념을 비판한다 | 1970년대의 드라마 | 정신병원은 권력의 실험실일까? | 막장의 끝
3장 최악의 검열에도 항상 찍는다
길을 잃은 영국 노동당 | 누구에게나 일자리가 필요하다 | 조국을 찾아서, 아버지를 찾아서 | 1980년대 다큐멘터리
4장 언제나 최하층 사람들을 찍는다
1990년대 영국 노동계급의 인식 | 법은 누구의 편인가 | 노동과 노동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 하늘에서 돌이 비처럼 쏟아진다면 | 누구를 위한 장미인가 | 일상화된 죽음을 그린 1990년대 다큐멘터리 | 한국과 영국의 노동법
5장 목숨을 건 진실투쟁을 찍는다
스페인혁명 | 피카소와 헤밍웨이의 스페인 | 스페인은 대의의 전장이었다 | 조지 오웰의 스페인 | 그녀의 무덤에서 가져온 흙 한 줌 |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6장 참된 민중혁명을 위해 찍는다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 모두에게 모든 것을, 우리 자신에겐 아무것도 | 언니는 매일 16시간씩 일해, 형부 병원비를 내려고 | 장미의 이름으로 | 노동자여, 연대하라! | 식스틴, 전혀 달콤하지 않은 | 9월 11일의 코인씨던스 | 다정한 입맞춤, 그리곤 영영 이별
7장 해방과 자유를 위해 찍는다
억압자 이스라엘에 반대하다 | 역사는 미래를 여는 열쇠다 | 시 「보리밭을 흔드 는 바람」 | 영국과 아일랜드, 800년간 이어진 침략의 역사 | 우리에게 조국이란 무엇인가? |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원했던 것 | 나의 아일랜드 | 나도 당신도 나빠질 수 있다
8장 행복과 복지를 위해 찍는다
‘제3의 길’ 이후 2010년대의 영국 | 전쟁의 광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 시대정신은 없다 | 천사의 몫을 룸펜프롤레타리아에게 | 혁명은 일상의 변화를 스스로 촉구할 때 가능해진다
9장 인간성 회복을 위해 찍는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 인생 이야기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이다 | 한국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 명목은 개인사업자, 현실은 택배노동자 | 분노하는 대신 우리는 죽어간다
에필로그_자유로운 개인, 행복한 노동
진실의 평범성에 눈을 돌려라 | 켄 로치의 영화 철학은 사회적 리얼리즘이다 | 자유로운 개인, 행복한 노동은 가능한가?
켄 로치 필모그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