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부수는 말
“권력은 말할 기회가 너무나 많은 반면,
누군가는 말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고통부터 아름다움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21개의 화두
그 속에서 발견한 ‘권력의 말’과 지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저항의 말’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의 정확한 ‘말’을 향한 통렬한 비평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뜨거운 논제들을 치밀하고 날카롭게 다뤄오며, 시대를 통찰하는 저서를 집필해온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의 2년 만의 단독 저서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유의미한 화두 21개를 꼽고 그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권력의 말’과 ‘저항의 말’을 분석한다. 고통, 노동, 시간, 나이 듦, 색깔, 억울함, 망언, 증언, 광주/여성/증언, 세대, 인권, 퀴어, 혐오, 여성, 여성 노동자, 피해, 동물, 몸, 지방, 권력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담론이 꼬리를 물듯 이어져 시대 흐름을 보여주는 거대한 ‘화두의 지도’를 구성한 점이 매우 새롭다.
“왜 어떤 고통은 이름을 얻고, 어떤 고통은 이름도 없이 무시되는가?” “몸이 훌륭한 상품인 시대에 왜 몸을 통한 노동은 경시받는가?” 등 주류 시각에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역발상의 질문을 던지며, 권력의 틈새에서 침묵‘당하는’ 언어를 찾아낸다. 미디어, 문학작품을 비롯해 권력의 영향 아래 왜곡되고 조장되어온 표현들의 실체가 모두 낱낱이 드러난다. 이라영 작가에 따르면 차별과 혐오의 언어는 “항상 상스럽게 들리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꽤 그럴듯하게” 들리기에 우리는 “정확하게 보려는 것, 정확하게 인식하려는 것, 권력이 정해준 언어에 의구심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삶 속에 있는 ‘권력의 말’과 ‘저항의 말’, 그 실체를 밝히는 『말을 부수는 말』은 우리 사회에 평등하고 정확한 언어를 돌려주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