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음 해에 어떤 일이 생길지, 어떤 것들을 예상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미래가 궁금할수록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 사람들이 ‘무엇에 결핍을 느끼고 있고’, 그 결과로 사람들이 ‘무엇에 공감하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의 결핍을 알아야 대중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 것인지 예측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2024 트렌드 모니터』는 2024년 변화의 핵심 키워드를 ‘피드백 부재가 낳은 고립된 개인’이라고 전망했다. 저자들이 분석한 2023년 대중 소비자들의 삶에서 가장 큰 결핍은 바로 ‘피드백’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런 대중 소비자들의 피드백 결핍 현상은 조직 내에서 가장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2024 트렌드 모니터』는 직장 생활에서의 ‘MZ세대’라는 표현이 일종의 편견에 근거한 ‘딱지(라벨, 레이블)’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편견을 완화하지 못한 과정은 조직 내에서 상호 간에 원활한 피드백의 부재에 기인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주고받는 영혼 없는 말’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칭찬받을 만하며,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쪽의 ‘개인 취향’이 아니라, 공동의 선(善)이라는 가치관에 기반해야 하고, 피드백을 받는 쪽의 동의(혹은 수용)도 필요하다. 그래서 명확한 피드백을 준다는 것은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는 없다.
그런데 『2024 트렌드 모니터』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런 피드백의 부재가 조직 문화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대부분의 일상에서 사람들은 서로 이런 피드백을 잘 주고받지 못하고 있거나,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분석 결과, 한국 사회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피드백’을 보여줄 수 있는 ‘어른’이 부재했고, 상식에 어긋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옆에서 내 행동을 말려줄 수 있는 ‘친구’가 부재하며, 일의 의미를 부여해줄 ‘직장동료’들이 부재한다.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면서, 타인의 의견보다는 나의 생각, 가치관, 취향을 더 중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 한국 사회에 사는 대중 소비자들은 ‘개인 취향’이 그 어떤 가치보다 높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 견고한 신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소개
㈜마크로밀 엠브레인 대표이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박사. 한국조사협회(KORA) 회장,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겸임교수, 서울시정개발 여론조사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엠브레인 상장을 성공시키며 기업의 내실과 외적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솔직하고 정직한 기업 경영을 중시한다.
목차
서문_ 피드백 없는 사회, 질주하는 개인 취향Part 1. SOCIAL: 어덜티즘, 이기적 어른들의 사회Chapter 1. 어른이 없는 시대, 어른을 찾다2023년 베스트셀러 흐름의 변화 키워드 2가지40대 이상에게 불황은 ‘몸의 기억’이다‘구체적 길거리 지식’ 결핍이 만든 베스트셀러어른이 필요한, 어른의 부재 시대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1] #부메랑족 #몬스터 페어런트Chapter 2. 평균 회귀, 어중간함의 확장 상반된 소비 공존, ‘거지방’과 ‘디브’ ‘BORN TO BE가 아닌 이상…’ 비로소 현실 자각또 발목을 잡는 SNS알게 된 만큼 보인다, 지금 문제는 ‘기준’이다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2] #新명품 #SNS 디톡스 [패널빅데이터] Insight Ⅰ. 〈폐쇄형 SNS〉주 이용 타깃 분석Part 2. Work: 피드백, 개인과 조직이 살아남는 법Chapter 3. 세대 레이블링이 낳은 편견노동계 핫이슈마다 소환되는 ‘그들’ ‘MZ세대는 문제가 있어’라는 프레임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입장의 문제다 ‘이직’과 ‘퇴사’에 대한 동상이몽조직에 충성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충실한 것일 뿐 ‘MZ세대는 사회성이 없어’라는 프레임 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3] #부업 허용 #DEIChapter 4. 능력주의, 자본 소득 필수 사회‘목돈’을 얻게 된 희망퇴직자를 부러워하다 ‘거지방’ 유행의 사회적 의미: “우리는 거지다”라고 부르는 것을 받아들인다사회적 배경, 자원, 인간관계를 총동원해서 만든 성과가 곧 ‘능력’ 노동 소득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계층 상승 욕구, ‘불로소득’을 재정의하다 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4] #낮아지는 소명 의식 #네포 베이비[패널빅데이터] Insight Ⅱ. 직장인 소득 수준에 따른 주 이용 앱(App) 분석Part 3. LIFE: 시(時)성비, 시간이 곧 돈이다Chapter 5. ‘나’ 중심으로의 선택적 경험들新멤버십 대전지금은 옥석 가리기 전쟁 중‘쩐의 문제’가 낳은 감정의 소용돌이‘현재’에서 나아지기 위한 두 가지 전략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5] #시(時)성비 #실속 소비Chapter 6. 폐쇄형 인간관계, 하이볼의 사회학다시 시작된 음주 문화, 그런데 술 종류가 달라졌다하이볼의 간략한 역사, 그리고 하이볼이 ‘뜨는’ 이유함께보다 ‘혼자’ 한잔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이유우리는 어떤 사람을 ‘친구’라고 부르고 있을까?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6] #임시 친구 #저도주 시장 지각변동[패널빅데이터] Insight Ⅲ. ‘옥석 가리기 소비 전략’이 끼친 OTT 지형 변화Part 4. CULTURE: 빨리 감기와 영트로 문화Chapter 7. ‘빨리 감기’라는 중독시청 습관을 바꾸게 될 ‘이 기능’을 추가하다이제 거의 모든 영상을 ‘건너뛰면서’, ‘빨리 감기’로 본다이제 ‘1분’도 답답하다, 숏 클립으로 짧고 빠르게시청 습관의 변화, ‘빨리 보기’ 그리고 뇌의 정보 과부하‘빨리 감기’ 시청의 미래, 뇌는 더 큰 자극을 원한다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7] #슬러지 콘텐츠 #공정성 대신 매운맛Chapter 8. 영트로, 이색 서사로 진화한 新복고 세계관장수 브랜드는 콜라보 중장수 브랜드뿐만이 아니다?돌고 도는 유행, 2011~2012년 그리고 2018~2019년양상이 좀 다른, 또 다른 복고의 등장So what? 시사점 및 전망[트렌드 뾰족하게 멀리 보기-8] #재소환 콘텐츠 주의보 #장수 브랜드의 변신[패널빅데이터] Insight Ⅳ. 서울 주요 상권(거리) 성장률 Top 5&요일별 방문율 분석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