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의 오페라 여행
오페라,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금마에가 엄선한 위대한 작곡가,
그 불멸의 오페라!
카르멘, 라 트라비아타, 투란도트, 마술피리, 세비야의 이발사, 토스카, 리골레토, 라 보엠… “오페라 제목이잖아?” 우리 모두는 이 정도 소양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막상 들어보면 유명한 오페라의 아리아들은 귀에 익은, 입으로 흥얼거릴 수 있는 곡들이다. “이거 아는 노랜데?” 귀를 기울여 훌륭한 아리아 한 곡을 들었을 때의, 손끝까지 찌릿하게 감동을 느껴본 경험은 꽤 많은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지만 아마 거기서 그쳤을 것이다. ‘와, 오페라 좋네.’ ‘확실히 성악가들이 성량이 다르네.’
관심 있는 다른 장르가 생겼을 때와는 다르게, 오페라 곡을 더 찾아서 들어보려는 노력은 그다지 기울이지 않는다. 유튜브만 검색해보아도 유명 오페라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할 수 있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오페라 명반들을 쉽게 들어볼 수 있는데도, 어쩐지 나와는 동떨어진 장르처럼 느껴진다. ‘좋다는 건 아는데…….’
왜 그럴까? ‘서양음악의 꽃’이라는 오페라와는,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지?
금마에가 엄선한 ‘처음 듣는 오페라’
그동안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 『금난새의 교향곡 여행』 등의 저서와 해설을 곁들인 공연으로 클래식을 대중에게 친숙한 장르로 만드는 데 앞장서온 지휘자 금난새가 이번에는 오페라 여행을 이끄는 가이드로 나섰다. 이 책 『금난새의 오페라 여행』에서 저자는 모차르트·로시니·비제·바그너·베르디·푸치니 등 고전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오페라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를 쉽고 다정하게 들려줄 뿐 아니라, 이 책을 위해 엄선한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자세하게 풀어 해설해준다. 이 책은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각 작품이 탄생되기까지의 이야기, 음악적인 특징, 줄거리, 중요한 아리아의 가사까지 한 편의 오페라 감상을 위해 필요한 ABC를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각 오페라 작품의 호평 받은 공연 DVD를 소개하고, 오페라의 역사, 오페라를 이루는 음악적 요소와 용어들을 어렵지 않게 짚어주는 것은 물론이다.
오페라에 입문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선별한 작품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리하르트 바그너의 〈탄호이저〉,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푸치니의 〈라 보엠〉 〈토스카〉 〈투란도트〉 등이다. 독자들은 금난새의 품격 있는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서 가장 자주 무대에 올라갈 뿐 아니라 음악적·역사적 가치가 높은 불멸의 걸작들을 이해하고 감상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최적의 ‘첫 오페라 선생님’
단 한 권의 완벽한 ‘오페라 입문 가이드’를 만들겠다는 금마에의 노력은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오페라의 주요 곡들을 발췌한 ‘갈라 콘서트’를 여는 등 여러 가지 기획을 통해 현장에서 끊임없이 청중과 만나온 금난새는, 대중이 오페라를 어려워하는 이유와 그 포인트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기에 최적의 ‘첫 오페라 선생님’일 수밖에 없다.
관객이 오페라 한 편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대본의 줄거리를 미리 알아야 하고, 작품의 탄생 배경도 알아두어야 하지요. 또한 오페라 전곡 감상은 관객에게 많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처음부터 대중에게 전곡 감상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
_ 「한국 오페라의 현재와 미래」 중에서
『금난새의 오페라 여행』이 다른 오페라 도서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오페라를 감상할 때 실제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온전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이탈리아어·독일어 등 유럽어로 이루어진 오페라의 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청중이 거의 없다는 점, 작품들의 유명세에 비해 간단한 시놉시스 이상의 줄거리를 아는 사람이 적을 뿐더러 자세한 줄거리를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다는 점, 입문자가 감상의 포인트를 알기 어렵다는 점은 오페라라는 장르의 진입에 큰 방해가 된다. 저자 금난새는 독자들의 앞에 놓인, 이 현실적인 장애물을 치워주기 위해 개별 작품들의 줄거리를 각 막 별로 매우 자세하게 소개하고, 유명한 아리아의 경우 가사를 함께 실었다. 작곡가의 삶, 음악, 작품의 탄생 배경과 재미있는 일화 등을 차근차근 짚어낸 다음 상세한 줄거리와 함께 장면을 상상하면서 음악을 듣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나는 당신이 좋아 /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면, 그때는 조심해야 할 거야 / 잡았다 싶은 순간 새는 퍼드득 날아가버릴 테니까 / 새가 멀리 날아가면 기다려야 해 / 그러면 뜻하지 않을 때 다시 찾아올 거야 / 어디서나 느닷없이 사랑은 왔다가 가고, 갔다가 오지 / 잡았다 싶으면 날아가고, 놓쳤다 싶으면 날아오고 (_ 하바네라 「사랑은 자유로운 새」)
노래를 부른 후 카르멘은 돈 호세에게 붉은 꽃 한 송이를 휙 던집니다. 그러고는 점심시간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공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_ 「스토리 해설: 카르멘」 중에서
누구나 들으면 아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지만 이 노래가 어떤 내용인지, 어떤 상황에서 흘러나오는지 알면서 듣는 것과 모르고 듣는 것은 전혀 다르다. 우리의 ‘첫 오페라 선생님’은 오페라 문외한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식이 몇 가지 단편적인 ‘이야깃거리’가 아닌,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는 상세한 해설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21세기에 오페라를 듣는다는 것
오페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장르이지만, 21세기의 청중들은 그 어느 시절보다 오페라의 세계와 가까이 있다. 극장의 오페라 공연, DVD나 CD뿐 아니라 인터넷 라디오의 오페라 채널, 유튜브, 메디치TV,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 스트리밍 서비스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인프라를 가진 우리가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 스마트TV만 있으면 고화질로 호연한 오페라 작품을 큰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고, 일정액만 지불하면 유명 극단의 오페라 VOD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한 달 내내 이용할 수도 있다. 공연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해볼 수 있다는 사실은 덧붙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당연하다.
클래식을 즐기는 음악 애호가라고 장담해왔지만 오페라만은 영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겨두었는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영 어려워서 오페라의 문턱에서 서성이기만 했는가? 자, 이제 준비는 끝났다. 작품의 모든 내용과 배경이 될 음악적 지식은 금마에가 이미 『금난새의 오페라 여행』에서 차근차근 짚어냈으니, 이제 독자들은 ‘서양음악의 꽃’이자 ‘종합예술의 극치’인 오페라의 풍부한 음율 속으로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오페라는 한 번도 무대 예술의 왕좌를 내준 적이 없습니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현대에도 오페라의 위상은 건재합니다. 오페라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등 인간의 감정을 극대화하여 표현한 오페라는 인간의 몸을 악기로 하여 소리를 내어 큰 호소력을 발휘합니다. 인간의 목소리가 지닌 특유의 호소력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강렬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종합예술로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오페라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오페라 탄생 400년의 세월 동안 다채롭고 독특한 매력을 발전시킨 이 장르는 수많은 청중을 매료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존재하는 한 오페라는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_ 「오페라란 무엇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