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혁명의 상상임신은 끝났다!”
혁명의 시대가 끝나고 민주주의조차 위기에 처한 지금,
왕년의 혁명가와 동양의 철학자가 만났다
체 게바라와 함께 혁명을 이끈 프랑스 사상가 레지 드브레가 문화대혁명을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본 중국의 철학자 자오팅양을 만났다. 끝없이 변화하며 더 세련된 방식으로 우리를 길들이는 권력과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로 다른 이력만큼이나 서양과 동양이라는 이질적인 환경에 놓여 있는 두 사람은 시간과 공간, 주제에 제약받지 않으며 12편의 편지를 나눴다. 이들은 학술적 은어나 논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민감한 주제를 회피하지도 않으며, 여러 가지 단순화된 구호 뒤로 숨어들지도 않는다.
근대적 혁명의 한계에서 시작한 이 서신 토론은 정치, 종교, 역사, 철학을 넘나들며 자본에 잠식당한 현실을 폭로한다. 혁명에 투신했던 드브레는 거대담론이 아니라 미세한 현실에 주목하는 매체학 연구를 통해 작은 변화에 주목하고, 스스로를 ‘탁상공론’의 철학자라고 여기는 자오팅양은 복수의 진리를 인정하고 개인 중심의 이성에서 관계 중심의 이성으로 초점을 이동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방법론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것은 근대적 사유방식을 뛰어넘고자 하는 의지다. 차이와 조화, 관계와 우정에 대한 통찰은 이들이 나눈 지적 대화의 중요한 주제인 동시에 이 서신 토론이 맺은 소중한 결실이다.
저자소개
자오팅양(趙汀陽)은 1961년 중국 광둥성(廣東省) 산터우에서 태어나, 1978년 런민(人民) 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에서, 1980년대 이후 중국 사상계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학자이자 중국 사회 발전과 역사의 진행 과정을 정확하게 예측한 리쩌허우(李澤厚)를 스승으로 삼아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연구원으로 베이징 대학, 칭화 대학, 저쟝 대학, 허난 대학 등의 강좌 교수를 맡고 있으면서 UNESCO 등 국제학술기구에서도 활발히 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중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삽화를 『천애』(天涯), 『상무주간』(商務周刊), 『독서』(讀書) 등에 싣고 있다. 중국철학계에서 "Trouble Maker"로 일컬어지고 있는 저자는 "하나밖에 없는 현대 중국의 진정한 철학자"이자 "사유가 정밀하면서도 가장 창조적인 철학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저서로 『美學和未來美學』(1989), 『論可能生活』(1994), 『人之常情』(1998), 『一個或所有問題』(1998), 『沒有世界觀的世界』(2003), 『觀念圖志』(2004), 『天下體系』(2005) 등 형이상학ㆍ정치철학ㆍ윤리학ㆍ미학과 관련된 20여 권이 있고, 2007년 12월에 발표한 「反政治的政治」를 비롯해 80여 편의 논문 및 철학적인 만화와 서평 등이 있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첫 번째 서문
두 번째 서문
첫 번째 편지 - 반혁명을 초래한 혁명의 두 얼굴
두 번째 편지 - 혁명을 대체한 키워드, 민주주의
세 번째 편지 - 새로운 지평을 여는 관계이성과 매체학
네 번째 편지 - 진실과 거짓, 상상이 빚어내는 세계
다섯 번째 편지 - 정치적 정확성에서 교차 모방까지
여섯 번째 편지 - 권력 구조의 변동과 새로운 체제에 대하여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