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저자 : 이하라 사이카쿠
저자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 1642∼1693)는 일본 근세 소설 작가 중 문학사적으로 가장 비중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문인이다. 본명은 히라야마 도고(平山藤五)이고, 호는 작품 활동 초기에는 가쿠에이(鶴永)였으나, 후에 사이카쿠(西鶴)와 사이호(西鵬) 등의 호도 같이 사용했다. 오사카(大阪)의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15세경부터 하이카이를 익혀 21세경에는 이미 하이카이의 덴샤(点者), 즉 평자(評者)가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하이카이 작풍은 처음에는 교토를 중심으로 한 마쓰나가 데이토쿠(松永貞德) 하이단(俳壇) 계열의 흐름에 속해 있었지만, 이후 단린 하이카이(談林俳諧)의 중심이었던 니시야마 소인(西山宗因)과 가까워져 1670년대에는 단린풍(談林風)으로 변모해 갔다. 특히 자파의 신풍을 고취하는 《이쿠타마 1만 구(生玉萬句)》(1673) 창작 이후, 그 화려한 활동에 의해 단린 하이카이(談林俳諧)의 대표적 존재로 주목받았다.
그러던 중, 하이카이 창작 작업 와중에 집필한 그의 첫 소설 작품인 《호색일대남》(1682)이 크게 호평을 받자, 그는 시인을 자처하면서도 동시에 소설 작가로서 41세가 넘은 나이에 많은 산문 작품을 만들어 내게 된다.
《호색일대남》은 주인공 요노스케(世之介)의 일대기의 형식을 취하면서 그의 호색 편력을 중심으로 17세기 일본의 세속적 현실인 부세(浮世)의 모습과 당대인들의 심적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이카쿠의 청신한 발상과 문체는 그 이전의 가나조시를 뛰어넘어 현대의 풍속 소설의 성격을 지니는 우키요조시의 새로운 영역을 확립하는 것이었다. 그 후 《제염대감(諸艶大鑑)》, 《호색오인녀(好色五人女)》, 《호색일대녀(好色一代女)》 등과 같은 이른바 일련의 호색물(好色物) 계통 소설을 발표해 상인들의 향락 생활을 둘러싼 여러 모습들, 여성의 성이나 풍속에 관련한 다양한 모습 등을 뛰어난 수법으로 묘파함으로써 인간의 성(性) 문제를 본격적으로 소설의 주제로 설정할 수 있었다. 이어서 《사이카쿠 제국 이야기(西鶴諸?話)》, 《후토코로스즈리(懷硯)》 등의 작품에서는 여러 지방의 기담과 진기한 사건 등을 통해 당대 민중의 다양한 관심과 흥미에 부응하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또한 《본조 20불효(本朝二十不孝)》라는 작품에서는 20개의 불효담을 통해 인간에게 효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하는 본원적인 문제를 허구의 세계를 통해 날카롭게 제시하고 있다. 《남색대감(男色大鑑)》에서는 당시 유행하고 있던 당대인들의 남색 행위의 이면의 세계가 사이카쿠 특유의 문체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무가(武家)의 복수나 의리의 문제를 주제로 다루는 《무도 전래기(武道??記)》와 《무가 의리 모노가타리(武家義理物語)》에서는 상인 출신의 작가로서 당대의 현실 안에서 무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다. 1688년에 이르러 일본 최초의 경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영대장(日本永代?)》을 발표한다. 이후에는 사후 간행된 《사이카쿠 오리도메(西鶴織留)》를 비롯해 본격 서간체 소설인 《요로즈노 후미호구(萬の文反古)》를 집필했고, 섣달그믐을 작품의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중·하류층 상인의 생활상을 집단적 묘사의 형식으로 창작한 《세켄무네잔요(世間胸算用)》와 상인의 향락 생활의 끝을 그린 《사이카쿠 오키미야게(西鶴置土産)》 등의 작품을 집필했다.
사이카쿠는 1693년 8월 10일, ‘부세라는 달맞이 구경을 하고 지낸 마지막 2년(浮世の月見過しにけり末二年)’이라는 사세(辭世)의 구를 남기고 52세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 정형
역자 정형(鄭灐)은 서울 출생으로 일본 쓰쿠바대학(筑波大?) 대학원 문예언어학과 일본문학전공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단국대학교 문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전공 분야는 일본 문화론, 일본 종교 사상, 일본 근세 문학이다.
일본 쓰쿠바대학 객원 교수 및 국제 일본 문화 연구 센터 초빙 교수, 한국일본사상사학회 회장,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단국대학교 일본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西鶴 浮世草子硏究》(보고사, 2004), 《일본 근세 소설과 신불》(제이앤씨, 2008,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일본 일본인 일본 문화》(다락원, 2009), 《일본 문학 속의 에도 도쿄 표상 연구》(공저, 제이앤씨, 2010,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日本近世文?と朝鮮》(공저, 勉誠社, 2013), 《슬픈 일본과 공생의 상상력》(공저, 논형, 2013,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등 20여 권이 있고, 역서로는 《일본인은 왜 종교가 없다고 말하는가》(예문서원, 2001), 《천황제국가 비판》(제이앤씨, 2007), 《일본영대장》(소명출판, 2009)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일본 근세 문학 및 문화론에 관한 40여 편의
목차
권1
7세 촛불을 꺼야 사랑이 시작되는도다
8세 부끄럽기만 한 연애편지
9세 남에게 들켜서는 안 될 짓
10세 소매를 적시는 초겨울비에 맺은 사랑
11세 알면 알수록 깊어지는 정
12세 번뇌의 때밀이
13세 이별은 현금 지불
권2
14세 흙벽 방 침구
15세 두발을 밀어 버려도 버릴 수 없는 세상
16세 여자를 멋대로 생각해서는 안 되지
17세 맹세 쪽지에 찍은 옻칠 도장
18세 여행길에서 생긴 마음
19세 어쩔 수 없이 출가하다
20세 뒷골목도 사람 사는 곳
권3
21세 헛돈 쓰는 사랑
22세 소데(袖) 해변의 생선 장수
23세 의복을 낚아채는 여자
24세 하룻밤 광란의 베개 다툼
25세 화대는 다섯 돈 외에
26세 무명옷 유녀의 덧없는 세상
27세 떠벌리다 구설수에
권4
28세 인과의 관문지기
29세 추억의 빗
30세 꿈의 검풍
31세 하녀의 첩이 된 요노스케
32세 대낮의 여우 올가미
33세 눈앞에 펼쳐진 3월
34세 구름 속에 자취를 감춘 날벼락
권5
35세 나중에는 정처 대접을 받다
36세 같이 먹고 싶은 정월 찰떡
37세 욕심 많은 세상에 이런 일이
38세 목숨을 건 빛나는 물건의 정체
39세 하루 빌려주어 뭐가 되지
40세 당대 멋쟁이를 몰라보다니
41세 지금 여기에 엉덩이가 튀는 여자
권6
42세 먹으려다 말고 소맷자락에 넣어 드린 귤
43세 몸이 불구덩이가 되더라도
44세 마음속 상자
45세 잠을 깨우는 채소 취향
46세 바라본 건 새해 첫 모습
47세 방귀는 하사품
48세 와카 고필 조각으로 누벼 입은 호화로운 겉옷
권7
49세 첫눈 오던 날 아침 찻잔에 떠오르는 모습
50세 바람잡이들과 실컷 놀아 본 날
51세 아무도 모르는 내 돈
52세 술잔 받으러 120리
53세 유곽의 일기장
54세 입맞춤한 술잔이 실린 사각 종이 그물틀
55세 신마치의 저녁, 시마바라의 새벽
권8
56세 편하게 잠을 잔 쇠달구지
57세 정을 건 도박 승부
58세 한잔이 부족해 찾은 사랑 동네
59세 교토의 미인 인형
60세 침실의 최음 도구
《호색일대남》 발문
부록
에도 시대의 단위 표기
특별 기고 논문 : 한국 문화의 눈으로 읽는 《호색일대남》?《구운몽》과의 대비를 통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 후기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