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쇼팽
어디까지나 죽은 자들을 위한 진혼의 노래다.
열 손가락이 잘린 시체. 잇달아 발생하는 폭탄 테러.
『언제까지나 쇼팽』은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 『안녕, 드뷔시』를 시작으로 계속되는 음악 미스터리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이야기의 무대는 쇼팽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하는 클래식의 본고장 폴란드의 바르샤바다. 늘 일본이 배경이었던 전작과는 달리 이야기의 무대가 확장되는 것이다. 주인공 역시 일본인이 아닌 폴란드인 얀 스테판스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 폭발사고 이후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폴란드에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도전한다. 4대째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쇼팽의 정신을 계승해 집안의 명성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던 얀은 다른 경쟁자들의 연주를 듣고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되는데, 그 경쟁자들 중 한 명이 바로 미사키 요스케다. 이번에도 미사키 요스케는 주인공 옆에서 자상하게 그의 성장을 돕는다.
『언제까지나 쇼팽』에서는 이러한 얀 스테판스의 음악적 성장과 함께 미스터리적 요소 또한 진가를 발휘한다. 대통령 전용기 폭발 사고를 시작으로, 이야기는 불길한 테러 사건을 암시한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기간에 폭탄 테러가 여기저기서 발생하며 심지어 콩쿠르 공연장에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난다. 열 손가락이 잘린 시체. 괴기스러운 사건과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선율이 이야기 속에서 함께 증폭되어 간다. 그 절정의 순간, 독자들의 눈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는 또 어떤 반전을 선사할 것인가. 콩쿠르 경연에서의 긴장감과 세계적인 테러리스트의 위협에서 오는 긴장감 속에서 끝내 독자들이 마주하게 될 결말은 무엇일까? 물론 듬뿍 기대하셔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언제까지나 쇼팽』은 전편과 비교해 더 커진 스케일과 한층 풍부해진 음악 묘사가 특징이다. 시리즈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언제나 새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하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를 즐겨 읽은 팬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인물이 깜짝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곁들여 있으니 끝까지 책장을 놓지 않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