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보이스 인공지능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보이스 퍼스트(Voice First) 시대, 음성이 세상을 지배한다!” 2017년 9월 첫 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이 열린 베를린 전시장에서는 전시회 기간 내내 ‘오케이 구글!’ ‘알렉사!’를 부르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작 이 음성 소프트웨어를 만든 구글과 아마존의 부스는 없거나 아주 작았다. 아마존과 구글의 음성비서들은 LG전자, 필립스(Phillips), 보쉬(Boche), 밀레(Miele), 지멘스(Siemens) 등 세계 유수기업들이 세운 대형 부스 곳곳의 냉장고, 청소기, 전등, 자동차 부품 속에서 목소리에 반응했다. 2017년 전 세계 IT업계 최대의 화두인 ‘보이스 인공지능’의 모습이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한국 IT 기업들이 아직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각기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서둘러 내놓고 있는 이유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명령에 반응하고, 목소리에 든 데이터를 수집한다.
10년 전인 2007년 탄생한 애플의 아이폰은 사람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공간과 습관을 일거에 뒤바꿔 놓으며,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를 열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산업 지형과 기업 순위가 바뀌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이폰이 열어젖힌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명령을 수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년이 흐른 지금, 폰을 손으로 집어들 필요조차 없이 말로써 요청하면 쇼핑은 물론 메신저 보내기, 가전제품 제어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세상을 ‘보이스 퍼스트 월드(Voice First World)’라고 이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