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가 구축해낸 또 하나의 완전한 작품세계!
2010년에 발표한 첫 소설집 《02》 이후 7년 만에 펴낸 김사과의 두 번째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 극렬한 광기와 폭력성을 보여주며 한국문단에 낯선 충격을 던졌던 저자가 이번 소설집에서 그리는 세계는 여전히 암담하지만, 격정적으로 내달리던 호흡을 고르고 냉철하게 이 세계를 진단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절망이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더 나쁜 쪽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이 세계가 완전히 끝장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소설집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한국이라는 좁은 무대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고자 하는 저자의 최근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수록했다. 2부에서는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한국 사회를 좀 더 깊이 관찰하고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3부에는 저자가 쓴 시들을 처음으로 담아냈는데, 지면에 한 번도 발표된 적 없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들은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자 하는 저자다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