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네 번째 수필집을 내놓으며
또 어쭙잖은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작품집 한 권 묶어내는 데 자그마치 열 그루가 넘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베어져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수필집이 그 아까운 나무 값이나마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적이 저어됩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마음에 울림을 주고, 더불어 그와 영혼의 교감을 나눌 수 있다면 육보시한 나무한테 조금은 덜 미안할 것도 같습니다.
여기에 실린 편 편들은, 삼십 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오로지 수필과 같이 살아 온 내 삶의 자취이며 밤마다 소리 없는 목소리로 운 나의 내밀한 울음입니다. 때로는 혼잣말로, 때로는 노래로 또 때로는 외침으로 세상을 향해 쏟아 놓고 싶었던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며, 여직 살아 있음의 증거입니다.
다섯 형제자매를 건사하느라 우시장에서 푸른 세월을 고스란히 불사르신 아버지에게 헌사하는 심정에서 「우시장의 오후」를 표제작으로 삼았습니다. 십칠 년 전 어머니와 사별하고 홀로 늘그막의 외로움을 달래며 조용히 생의 끝자락을 마무르고 계시는 당신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수필집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전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 주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한결같이 창작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는 아내와 두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끝으로 미지의 독자 여러분들과 『우시장의 오후』로 인연하여 함께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습니다.
저자소개
경북 고령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산과 들의 품에 안겨 자라다, 큰 고기는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지론을 좇아 열다섯 살에 대처로 나와 줄곧 서른 몇 해를 살았다.
경북대학교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스무 남은 해 동안 대구 심인고, 경상고 등에서 국어 선생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오다 2008년 늦은 가을 고향의 흙냄새, 풀냄새가 그리워 낙향하였다.
1991년 <<수필문학>>으로 문단에 나와 『가슴으로 주운 언어들』, 『빼빼장구의 자기위안』,『빛깔 연한 꽃이 향기가 짙다』등의 수필집과 세태비평집 『사랑은 있어도 사랑이 없다』, 수필 쓰기 지침서 『곽흥렬의 명품 수필 쓰기를 위한 길라잡이』를 내었다.
교원문학상, 중봉 조헌문학상, 흑구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동서문학 2012년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여 받았다.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영남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후학들을 기르는 데도 힘을 기울여, 경주 동리목월 문예창작대학과 대구문화방송 부설 문화강좌, 육군3사관학교, 그리고 대구 두류도서관, 경북 청도도서관 등에서 수필 창작 강의를 하면서 매일신문, 부산일보, 전북일보 등의 신춘문예와 평사리문학대상, 신라문학대상, 시흥문학상, 천강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등의 유수한 공모전에 제자들을 당선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도서출판 북랜드의 편집주간, 계간 <<문장>>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필생의 업으로 삼고 수필 창작에 열정을 쏟고 있다.
목차
1. 고독한 단독자
마음의 나이
거기가 어디라고
고독한 단독자
겨울에 옷을 벗는 나무
석별
낙수
돌이키지 못할 악연
통곡하고도 남을 자리
2. 우시장의 오후
그리운 소리들
달맞이꽃
되돌릴 수 없는 필름
그 라면 맛
우시장의 오후
사십 년 만의 귀향
티 에이치 아이 에스 아이 에스 에이 비 오 오 케이
낮술에 취하고 우정에 취하고
고향집
시골의 여름
회한
3. 해우소 가는 길
귀지 파는 아내
연
코 꿰기
수?우?미?양?가
교정사
빠삐따
뻐꾸기는 왜
해우소 가는 길
장마철
호박꽃
4. 생각의 모래알을 줍다
길 위의 사람들
큰비 내리고 난 뒤
생각의 모래알을 줍다
말씀 없는 선지식
가고 오는 존재들
적선
나이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변화들
고지를 점령하는 법
낮과 밤
노업
오늘
새벽의 묵상
5. 인생을 마무르는 길
칭찬은 고래를 힘들게도 한다
‘~라’에 관한 짧은 생각 하나
겉멋과 속멋
대중가요의 힘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인생을 마무르는 길
글 도둑
두 눈 부릅뜨고
전복위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에겐 아직도 일조가 있다
때깔 좋은 과채가 몸에는 나쁘다
현대인의 처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