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아내. 1
꿈이 아니었다.
결코 악몽이 아니었다.
예진이 그대로 돌아섰다. 두 눈에 눈물을 가득 채운 모습 따위는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다. 더욱 서러운 건 그가 그녀를 붙잡지도, 변명을 하지도 않았다는 점이었다.
침실로 겨우 들어선 예진은 그 자리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런 고통을 선사하려고 신은 그녀에게 짧은 행복을 준 모양이었다. 그녀가 머리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흔들었다. 이러면 꿈에서 깰지 모른다며.
하지만 결코 악몽을 꾼 것이 아니라는 잔인한 현실만 되돌아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