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범우문고 87)
프랑소와즈 사강의 처녀작으로 그가 18세 때 발표하여 '문학비평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뛰어난 여류 작가인 프랑소와즈 사강은 이 책에서 슬픔을 모르고 자라온 열일곱 살의 소녀가 '슬픔'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뛰어난 심리 묘사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가고 있다.
우리는 이따금씩 아무의 간섭도 받고 싶지 않고, 완벽하고 빈틈없이 짜여진 질서에 대하여 이유없이 반발하며, 소유하고 싶은 대상은 철저하게 독점하고 싶은 갈망을 할 때가 있다. 주인공 쎄실도 역시 이러한 갈망에 휩싸여 새어머니감 안느를 죽음으로 이르게 하고야 마는데... 이러한 무모한 욕망을 채우고 난 후 슬며시 찾아드는 것은 손님처럼 낯설고 권태로운 슬픔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감정이다. 작가는 주인공의 정신적인 성숙과정을 섬세하고도 예민하게 펼쳐나가고 있는데 19세 어린 소녀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감정의 묘사가 세련되고 능란하게 전개되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