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은희경, 등단 이후 첫 산문집.
이 책은 작가 은희경이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틈틈이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래서 장편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친밀한 일상의 조각들을 통해 재미있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얼핏 엿보는 작가의 사생활 사이로 우리는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를 엿볼 수 있을뿐 아니라 집필 과정의 끝없는 고민과 생각의 발자취를 따라 자분자분 산책하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소설을 집필하던 서울 작업실과 원주, 그리고 잠시 머물다 온 독일과 시애틀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조금의 보탬이나 과장 없이 사소한 일상의 모습 그대로 오롯이 들어 있다. 그 덕분에 쉽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어느 한 장 허투루 넘길 수는 없다. 그것은 이것이 단순히 신변잡기적 에세이가 아닌, 작가가 생각을 고르고 쉬어가는 과정을 통해 한 편의 장편소설 탄생되는 일련의 과정을 고스란히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소설을 통해 보여주었던 ‘다소 쿨함’과 ‘서늘한 맺고끊기’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약간의 엉뚱함’과 ‘따뜻한 진지함’이 엿보인다. 여러 소설 속에서 다양한 주인공을 만들어내던 은희경 작가가 이번엔 그녀 스스로 산문집의 주인공이 되어 친근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는 그녀와 더 많이 가까워질 것 같다.
저자소개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은희경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1997년에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제10회 동서문학상을, 1998년에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에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은희경은 등단한 다음 해부터 2년 동안 엄청난 양의 작품을 소화해냈다. 해마다 2000매 이상을 썼을 것으로 추측된다. 은희경 소설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것과 무척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뒤에는 단순한 유머가 아닌 진한 페이소스를 숨기고 있다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서사 진행 과정중 독자들 옆구리를 치듯 불쑥 생에 대한 단상을 날리는 데 있다. 그녀의 소설을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이나 인간에 대해 환상을 깨고 싶어한다. 그녀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 동창생 네 친구의 얽히고 설킨 25년 여 인생을 추적하면서 '마이너리그'란 상징어로 한국사회의 '비주류',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해당될 수밖에 없는 '2류인생'의 흔들리는 역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갖가지 허위의식, 즉 패거리주의 학벌주의 지역연고주의 남성우월주의 등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마이너 인생을 애증으로 포옹한다. 작가는 권두의 '작가의 말'에서 "내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황은 한때 나로 하여금 남성성에 대한 신랄함을 갖게 했다. 이제 나를 세상의 남성과 화해하게 만든 것은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 도중(道中)에 있다"라고 말한다.
창작집 『타인에게 말걸기』와 데뷔한 해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작인 장편 『새의 선물』,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그것은 꿈이었을까』『내가 살았던 집』『비밀과 거짓말』그리고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오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상속』이 있다. 2010년 1월부터는 신작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을 통해 선보인다.
목차
맨 앞에
연희동
너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아침에 일어나 맨 먼저 하는 일
잘생긴 남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길에 차가 많은 진짜 이유
그녀의 속마음, 둘 중 어떤 것일까?
내 책상 앞의 포스트잇
가끔 나도 샘플링을 해요
수많은 예술이 사랑에 대해 말해왔지요
그리하여 우리가 앉아 있던 골목 안 작은 사케집
‘모두에게 복된 새해’!
일주일에 이틀만 순결하면 돼
이런 말 듣기를 간절히 원한 적 있었죠
연재를 하면서 달라진 점, 달라지지 않은 점
짧았던 나의 컬러링 역사
우리 모두 배워보아요
싱그로율 100%, 충전된 나의 모습
그 어떤 만남이라도 좋아!
숫자의 거짓말
배신의 아이러니
역시, 섬세하고 따뜻한 돌발!
그 개념 나에게는 성립 안 돼!
지금은 새벽 4시 10분
사실과 진실의 사소하고도 엄청난 차이
심플이란 하나의 경지
모호하기에 경쾌한 말
마지막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몰라요
이 맛에 킬힐을 ‘안’ 신는구나!
트위터
너를 알아본다는 것
질서들
관심 없는 것까지 다 알면서 살아야 하나요? 그랬던 내가……
가끔 필요하잖아요, 어이없는 존재가 돼보는 것
나, 한번 해본일; 10년 전과 1년 전
우리에게 다시 골목 가득 꽃향기를 담고 봄밤이 당도했으니!
트위터, 고독, 소설
선택했고 당당했고
동생 서랍 속의 엽서
마감이 없는 날
방에서 두리번
오늘은 ○○○○이 필요할 때
정말로 우리, 패를 나눠 쥔 게 맞더라구요
작업실
그런 아침
나의 10대 소녀 주인공들
초점이 잘 맞았구나, 저 햇살
‘좋다’의 반대말은 ‘나쁘다’가 아니다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한번 해보는 재미
같은 재료로 이렇게나 다른 음식이 만들어져요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내가 거쳐온 시간들, 그것들이 이어져 흘러가며 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소설 쓸 때 방해가 되는 것들
우리들, 극히 사적인 존재의 주말이 오고 있어요!
어떤 그림자
순정한 존재가 나를 당황하게 한다
일요일 길모퉁이 카페
이 소년과 소녀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요?
그 사람
위악과 편견
경험은 어떻게 단련되어 소설이 되는가
이것 참, 오늘은 ‘진지함 사용의 날’이군요
‘나야?’라고 묻고 싶다
보호받아야 할 술꾼의 기백
의외적이고 서툰 이야기들
게으름에 대한 찬양
정답을 맞히려고 상투적으로 대답하는 습관
좌절에 쉽게 적응하기까지
규칙을 지키지 않을 권리
아주 멀어지고 싶다
내 생각에 당당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소설가의 각오
나는 나라도 사랑하고 싶다
intermission
여행에서 가장 좋은 순간, 고독의 완결
여행이 남기는 것 두 가지, 해본 일과 못해본 일
그런데, 왜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슬퍼지는 걸까요
돌아오는 길-나의 최적화 조건
다시, 작업실
기쁨이라는 욕망
여행의 시간은 몸에 새겨집니다
키에르케고르와 존 레넌
변화의 조짐
나만의 새로운 변주, 곧 보여드릴게요
원주
고립되고 간절하고 밤은 멀지만
애매함의 취향
비 오는 날, 위험한 짐승으로서의 한순간
바야흐로 때는 봄, ??어쩐지 크리스탈??, 마구마구 금요일!
복숭아밭 가까이에서 종일 놀았다
나한텐 산다는 것이 너무 어렵군
나, 손톱 아직 잘 기르고 있어요
배꽃은 흰색, 복숭아는 분홍색, 사과꽃은?
기억하며, 혹은 기억하려고 애쓰며
작은 기쁨들
그래서…… 오늘 아침, 나는 인간의 약점을 사랑하려구요
……한쪽 젖이 없는 어머니
취중 트윗
악의를 해소하는 일…… 간단치 않다
말들의 그림자
그렇게 걸음을 늦추며, 뒤를 한번 돌아보며, 우리
예술가의 도덕
시골은 정말 시끄럽답니다, 살아 있는 것들의 살아가는 소리로요
모든 게 먼 새벽의 깊음
자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넌 참 별 생각을 다하는구나
두리번거리면서
말과 침묵
사랑이 어렵고, 사람이 어렵다
비 오시네요, 오는 게 아니라
미안, 하지만 알고 있어요
기분 좋은 이유
첫키스 장면 쓰는 날
한밤중에
마감 못해 즐거운 밤
열린 것과 닫힌 것, 반대말이 아닐걸요
작별 인사
시애틀
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면 비로소 원고가 끝난 것
선거날이에요, 투표해야죠?
빗소리들
딱하다구요? 부럽게 만들면 되죠!
호수와 설산과 체리꽃 피는 언덕의 도시로
다정하고 작은
이소룡 무덤을 찾지 못하다
빌 게이츠도 만났겠네? 그럼! 밥도 같이 먹었는데
그런 사람, 꼭 있다
나는 여기에서 이렇게 잘 있어요
애매하거나 유치한
캐피털 힐의 길모퉁이 카페에서
나의 음주견문록
소설 속에 비가 내린다면
지금 이 세계는 ‘전날의 섬’
지금의 내 기분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으며 친해지지도 않는 것
순정하고 무력한 나에게 왜
사랑, 짧은 행복이 황홀해서 길고 긴 고통을 견뎌내는 일
딱 두 번만 기쁜 이유
‘스타벅스’라는 사내
상상의 분량
나의 밑천은 변덕
모두들, 누디 정신! 부드럽게 벗으면서 넘어가기로 해요
여행 속의 짧은 여행
또, 다시, 작업실
반갑다, 내 그리움들
고독은 혼자 해결햇!
간절하되, 구차하지 않기
끄덕끄덕 힙합
잘난 척하기
‘나’라는 사람
좋은 날씨, 다가오는 휴일, 그리고 이긴 경기!!!
왜 내가 프로작가냐면
소설이 재미있으려면? 독자들이 기분 좋아야 한다!
선물의 공유기능
한때 사랑하였으나 빛을 잃고 흘러가버린 것들
생각의 눈금, 그리고
이 방법으로 힘들다는 게 행복합니다
오늘 뜬 태양, 오늘을 잘 부탁한다
고마워라, 센서등
누구 맘대로 삐딱하대?
8월의 첫 번째 약속
나의 어떤 민감함이, 나를 행복과 슬픔으로 끌어당기는 걸까
헤드폰을 끼고 걸으려면
굴비 처방
헤어지자는 말
FOR EVERY GIRL/BOY…!
당신이 거기 없었다는 걸 증명하시오
그리하여 지금, 무엇이 달라졌냐면
고독의 발견
1년의 3시간, 아기처럼
그 모습을 오래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