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꾼들
모든 장르에서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에스파냐의 대표 작가 발따사르 뽀르셀의 본격 모헙소설 『밀수꾼들』! 에스파냐어와 까딸루냐어로 씌어진 이 작품은 지중해에 관한 뽀르셀의 소설 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 무리의 밀수꾼 사내들이 ‘보따폭’ 호에 밀수품을 가득 싣고 에스파냐와 아프리카가 맞닿아 있는 지브롤터 해협을 출발해 지중해 한가운데에 있는 섬 마요르까를 향한다. 거칠음, 서정성, 선정성, 아이러니, 비극, 환상, 섬이 지닌 매혹적인 요소들은 『밀수꾼들』에 찐득찐득하고, 단맛 나고, 촉촉하고, 위협적인 문체로 녹아들어 있다.
하루하루 겪게 되는 망망대해의 매혹적인 외로움, 선원들의 ‘발가벗은’ 선상 생활, 언제 어느 곳에서 불시에 닥쳐올 수 있는 온갖 위험 앞에 노출된 선원들의 불안과 본능적인 방어 심리, 그때마다 회상이라는 방법을 통해 불거져 나와 현실과 얽히고설키는 선원들의 다양하고 독특하기 이를 데 없는 과거의 삶, 그리고 지중해 고유의 풍광과 문화, 지중해의 삶 등이 밀수꾼들의 강력하고 투박한, 고독에 찌든,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언어를 통해 드러나 있으며, 이런 것들이 이 소설을 모험과 생생한 삶이 담긴 ‘바다 이야기’로 만들고 있다. 지중해의 과거와 현재, 지중해 인간과 삶은 등장인물들의 환상과 실패(실망), 지중해의 맛, 냄새, 색과 더불어 이 소설의 전반에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