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시간여행
미래로도 과거로도 달려갈 수 있는 여행
전작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에서 철도의 역사를 통해 ‘근대’를 설명했던 박흥수의 유라시아 대륙 횡단기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3개국(한국-러시아-독일) 13개 도시(인천/양양-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치타-울란우데-이르쿠츠크-크라스노야르스크-노보시비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베를린)를 관통하는 18박 19일의 여정을 중심으로, 길고 짧은 몇 차례의 여행의 경험들을 보태 한 권의 책에 담았다.
2000년 7월 31일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경의선 연결이 합의되자, 발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었다. 한 번은 기관사인 저자에게 경의선 공사 현장으로 자재를 나르는 화물열차 운행 업무가 주어졌다. 문산역을 지나 임진강 철교와 비무장지대를 넘으며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과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교각을 본 저자는 의문을 갖는다. “앞으로 철길이 이어지면 어디를 달리게 될까? 예전엔 누가 이 길을 달렸을까?” 그는 도서관으로 가 철길로 이어진 대륙과 관련된 소설, 기행문, 역사서, 평전, 사료집 등을 뒤졌고, 독서를 통해 전에는 몰랐던 귀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만났다.
『시베리아 시간여행』은 철도를 사랑하는 현직 철도 기관사가 달리는 열차에 제 몸을 싣고, 어디에서도 다 찾아볼 수 없던 놀라운 이야기들, 보석 같은 사람들을 찾아가는 책이다. 인문서로나 여행서로나 손색없는 전방위한 이 책을 들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보는 여정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
미래로도 과거로도 달려갈 수 있는 여행
전작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에서 철도의 역사를 통해 ‘근대’를 설명했던 박흥수의 유라시아 대륙 횡단기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3개국(한국-러시아-독일) 13개 도시(인천/양양-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치타-울란우데-이르쿠츠크-크라스노야르스크-노보시비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베를린)를 관통하는 18박 19일의 여정을 중심으로, 길고 짧은 몇 차례의 여행의 경험들을 보태 한 권의 책에 담았다.
2000년 7월 31일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경의선 연결이 합의되자, 발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었다. 한 번은 기관사인 저자에게 경의선 공사 현장으로 자재를 나르는 화물열차 운행 업무가 주어졌다. 문산역을 지나 임진강 철교와 비무장지대를 넘으며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과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교각을 본 저자는 의문을 갖는다. “앞으로 철길이 이어지면 어디를 달리게 될까? 예전엔 누가 이 길을 달렸을까?” 그는 도서관으로 가 철길로 이어진 대륙과 관련된 소설, 기행문, 역사서, 평전, 사료집 등을 뒤졌고, 독서를 통해 전에는 몰랐던 귀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만났다.
“경의선에서 시작되는 사건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경의선이 만난 땅은 만주였고 시베리아였다. (…) 기구한 역사의 수레 위에 올라타야만 했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의선에 탄 사람들, 만주와 시베리아를 달렸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한 권씩 덮을 때마다 한숨이 흘러나왔다. 분노가 일기도 했고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이러기를 반복하다가 그곳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프롤로그’).
현직 철도 기관사이자 ‘철도 덕후’인 저자에게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은 막연하지만, 늘 지니고 있던 꿈이었는지 모른다. 마음먹은 지 15년 만에 꿈을 이루었으나, ‘시베리아 앓이’라는 그의 병증은 가시지 않았다. 이제 그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에게 “시베리아는 ‘타임머신’이다. 열차를 타고 미래로도 과거로도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327쪽).
전방위한 책을 들고 색다른 여행을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대륙을 횡단한다는 것’은 시베리아 횡단 편이다. 2부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국제 열차를 타고 오가는 월경(越境) 편이다. 10개의 장에는 여정 순으로 도시 이름이 붙어 있다. 열차 안과 정차 역, 정차 도시를 교차하며 전개되는 시간여행 중간중간에는 반드시 들렸으면 하는 저자 추천 명소들의 간략한 정보를 실었다. 책의 말미에는 ‘여행이 내게 남긴 것들’과 ‘시간여행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내서’를 붙여, 여행에서 남기면 좋을 기념품, 승차권 발권과 비자 발급 등 여행 전 준비에서 알아야 할 사항과 열차의 구조, 승차권 보는 법, 열차 사용법, 유심카드 사용법 등 횡단 열차 안이나 여행지에서 참고할 만한 매뉴얼을 ‘최소한’으로 정리해 실었다.
『시베리아 시간여행』은 철도를 사랑하는 현직 철도 기관사가 달리는 열차에 제 몸을 싣고, 어디에서도 다 찾아볼 수 없던 놀라운 이야기들, 보석 같은 사람들을 찾아가는 책이다. 인문서로나 여행서로나 손색없는 전방위한 이 책을 들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보는 여정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
“인천에서 출발한 뒤로는 내내 서쪽으로만 달렸다. 계속 집에서 멀어지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시간의 개념으로 보면 집으로 향하고 있는 여행이기도 했다. 집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는 아이러니를 생각하며 차창에 머리를 기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