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시간 여행
‘동시대 최고의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
독창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55년 작가 인생 최초의 SF소설
디스토피아적 서사와 반전의 묘미가 돋보이는 매혹적인 소설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 조이스 캐롤 오츠의 46번째 소설
『위험한 시간 여행』은 2004년 이래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46번째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의 전체주의적 북미연합을 설정하여 디스토피아적 서사를 그린다. 주인공 아드리안은 국가가 정한 한계에 도전한 죄로 북미의 ‘위스콘신 주 웨인스코샤’라고 하는 지역으로 추방되고, 어느 날 자신이 80년 전의 세계로 던져졌음을 깨닫는다. 전원지대의 평화로운 미 중서부로 돌아간 소녀는 국가가 바라는 “재활”의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하지만, 동료 추방자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와 함께 주어진 한계를 벗어나려던 주인공은 끔찍한 결말을 맞게 되고 동시에 새로운 의미의 자유를 얻는다. 매혹적이면서도 비전으로 가득한 소설 『위험한 시간 여행』은 괴롭고 가슴 아픈 깨달음과 정교한 러브스토리를 엮은 소설로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행동 심리학과 가상현실의 무기화에 대한 대담한 진실과 금단의 사랑에 대한 긴장감을 서스펜스와 예리한 이야기 ??속에서 악마적인 권위주의와 불협화음의 도구를 통하여 탐구한다. 이 영리하고 복잡한 포Poe와 같은 우화 속에서, 그녀는 과거와 미래에 있어 인간정신의 취약성, 자유의 허약함, 그리고 정보, 독립성, 창의성을 억누르는 치명적인 결과를 극적으로 드러낸다. 높은 밀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디스토피아의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모드로 독자를 자극한다.
? Booklist
미래 사회에서 반역자로 분류되어 80년 전 과거로 추방당한 소녀
과도한 국가 권력과 통제에 맞선 ‘저항’에 관한 이야기
『위험한 시간 여행』은 용기 있는 이상주의 소녀가 개인의 삶을 옥죄어오는 미래 사회의 틀을 시험하면서 시작된다. 펜스보로 고등학교의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하게 된 아드리안은 국가 장학생으로도 뽑힌다. 하지만 그녀의 졸업연설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이었고 그 결과는 즉각 나타났다. 단상에서 채 물러나기도 전에 경찰이 나타나고 아드리안은 그 자리에서 체포된다. 죄목은? ‘반역적 발언과 권력을 향한 의혹 제기’. 아드리안은 이 땅에 살았다는 사실 자체를 모조리 지워버리는 ‘삭제’형에 처해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여긴다. 대신 아드리안은 중범죄자로 분류되어 4년간 80년 전의 위스콘신 주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야 한다. 아드리안은 낯선 과거의 시간 속에서 무엇 하나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벗어날 실마리를 찾아낸다. 하지만 그것은 가족 모두를 파멸로 치닫게 할 폭탄이 될지도 모른다.
저자는 미래와 과거의 시간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너무나 끔찍하지만, 있을 법한 미래를 그려냈고 이미 희미하게 사라져버린 과거를 소환하여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과거의 기억을 적절하게 조합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었다. - 제임스 글릭(『카오스』 저자)
조이스 캐롤 오츠의 글은 항상 너무 쉽게 읽힌다. 위험하고 거친 세상으로 들어가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 듯 절박하면서도 두려움 없이 격렬하게 쏟아진다. - ≪뉴욕 타임스≫
명징한 대화와 생동감 넘치는 묘사가 가득한 걸작. 조이스 캐롤 오츠는 우리에게 마법을 걸었다.
- ≪피플≫
조이스 캐롤 오츠는 내가 아는 한 가장 한결같이 꾸준하게 창의적인 작품을 내는 놀라운 작가이자 호기심 가득한 틀에 갇히지 않는 작가이다. - 길리언 플린(미국의 소설가)
기계화된 디지털 문명의 감시체계 속에 엿보이는 1950년대 아날로그 정서!
재편된 북미연합국을 기반으로 하는 엄격한 카스트 제도, “로봇 미사일”을 통한 대용 암호 및 유비쿼터스 하이테크 인구의 감시. 교육이 제한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너무 영리해 보이지 않으면서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한다. 17세의 주인공 아드리안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평등하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하고 결국 그 결과를 감내하게 된다. 정치적으로 이미 ‘삭제’형에 처해진 삼촌, 그리고 의사인 아버지를 둔 그녀는 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현시대에서 질문을 하는 것은 반역이다. 아드리안은 자신이 맡은 졸업연설 직전 체포된다. 반역에 대한 형벌은 삭제. 간신히 삭제형을 면하고 ‘추방’을 선고받은 그녀는 다른 수감자의 삭제형을 목격한다. “졸 조셉 제이의 몸이 마치 레이저 광선에라도 맞은 것처럼 옆으로 심하게 흔들렸는데 레이저가 그의 머리 옆으로 들어가 폭발하면서 그의 머리를 날려버렸고, 3초도 안 되어 몸통과 하지까지 모두 분해되고 말았다.” (p. 56)
시대는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뉘며 아드리안은 부모가 태어나기도 전인 1959년으로 순간 이동된다. 그녀는 이제 위스콘신 주 웨인스코샤 대학 신입생 메리 엘렌 엔라이트이며, 추방지로부터 반경 10마일을 벗어나면 즉시 삭제의 위협으로 누구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다. ‘지침’에 나와 있는 대로 그녀는 양부모에 입양된 존재로 신분을 세탁할 것이며, 이 양부모는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다. 추방자는 또한 가족이 없는 사람으로 살아야 하며, 이를 제한구역 내 본인의 신분으로 삼아야 한다. 머릿속에 심어놓은 마이크로칩은 과거의 삶에 대한 추억을 차단한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제9구역, 그녀는 문화 충격에 맞닥뜨린다. 평화주의자들은 캠퍼스에서 쫓겨나고, 여학생들은 스텝 포드 아내가 되기를 열망하며 대학은 ‘평범함의 온상’이다. 또한 그녀는 낡은 옷을 입고 핸드폰도 컴퓨터도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메리 엘렌 엔라이트의 신분으로 처음 타자기를 보았을 때, 그녀는 실신한다. 타이핑되고 있는 날짜는 1959년 9월 23일. 차츰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에 매료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종이책은 따로 전기가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종이책만의 매력이 있었는데 그건 손에 들고 읽으면서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책과 긴밀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반면 전자책은 읽고 나면 저장하거나 삭제되며 어떤 감정이나 특별한 소유의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 책장에 꽂거나 책상 위에 놓아둘 수 없으며, 그 아름다운 디자인을 계속 보며 즐길 수도 없다. 그리고 삭제되는 것이다. (p. 165)
나는 점점 타자기가 좋아졌다. 힐다가 자기 휴대용 타자기를 왜 그렇게 자랑스러워했 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것 같았다. 박물관에 있는 거대한 사무용 타자기는 감히 첨단 기기라 할 수 있었다. 힐다의 타자기와 박물관 타자기의 공통점은 전기가 필요 없다는 사실이었다. 기기 자체가 너무 원시적이니까. 나는 마치 행동심리학 피험자처럼 줄 끝부분에 다가오면 들려오는 벨 소리를 듣고 적절히 여백을 둔 후 다음 줄로 내려가는 방법을 배웠다. 더 중요한 것은 컴퓨터 자판에서 부드럽게 치는 데 익숙한 내 손가락에 힘을 주어 힘껏 키를 내리쳐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자주 등장하는 문자인 a, o, s, t 같은 문자의 키는 타이피스트가 얼마나 많이 쳤는지 희미한 골이 파여 있을 정도였다. 자연사 박물관의 어두운 그림자 밑에서 일하던 유령 타이피스트들이 있었을 것이다. (p. 195)
진정한 의미의 자유란 무엇인가?
‘여기가 나를 위한 곳, 지금이 나를 위한 시간’
『위험한 시간 여행』은 SF 영화 시나리오를 방불케 한다. 제한구역, 낯선 세계에 차츰 적응해가면서 메리 엘렌의 외로움은 이제 사랑의 감정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 대상은 바로 웨인스코샤 대학의 심리학 조교수 울프만이다. 그런데 그는 제한구역의 감시자일까 아니면 자기와 같은 시간 여행자인 추방자일까. 그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녀는 울프만과 도피행각을 벌이지만 결말은 예상 밖이다.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예측 불가능한 모호한 결말. 삶은 여전히 소설 속, 영화 스크린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현실과의 타협, 아드리안은 시간에 대해 생각하고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삶은 현재이고 삶은 사고하는 것이 아니며, 반사적이거나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고. “삶은 생각이 아니고, 투영되는 것도 아니며, 삶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삶은 현재의 그것이며 TV에 비치는 것처럼 항상 지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가 나를 위한 곳, 지금이 나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p.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