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 잡부가 아닌가요?”
잡부의 정의라며,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찾아보았더니, 잡역부,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에 종사하는 인부라는 뜻으로 나와 있습니다. 책 제목에 ‘잡부’라는 말이 있어서 누군가는 건축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에 종사하시는 아저씨들을 떠올릴 수 있는데 그 잡부의 일상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 모두 결국 잡일을 하는 잡부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잡’이라는 말에 담긴 소박한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 정도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안 그래도 힘든 삶인데 굳이 끄집어내 우리가 하는 일을 ‘잡’일이라고 하며 그 ‘잡’이라는 단어에 폄하의 의미를 담아 우리 삶을 부정할 것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잡’다한 잡일을 하는 잡부이기에 마음을 평안히 내려놓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는 잡부로소이다’의 잡부라고 자신을 칭하는 것은 그만큼 작고, 하지만 소중한 일상적인 일들을 해오고 있는 우리의 진짜배기 삶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것도 폄하하고 작다고 무시할만한 일은 세상에 없다고 말입니다. 작아서 더 소중하고, 더 정성스럽게 해서 의미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 있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문득, 책을 읽고 내가 하는 일을 돌아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는 사소한 일에 대해 모두 한 번쯤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목차
1부: 어지기 어여
거울 1 / 밤바람 / 푯말 1 / 술을 마시는 이유 1 / 안산 구길 (부재: 단원풍속도첩)
장마철 1 / 당신 노래를 들려주세요 / 봄꽃 아닌 봄꽃 / 그녀를 불러 보았습니다
소리의 진화 또는 퇴화 / 키높이 신발/ 나의 소리/ 인명 사고 / 봄날 횡단보도
어지기와 어여 / 기다림 / 해야 해야 / 과수원 / 올바르게 사는 방법 / 동백꽃
바람꽃 / 벚나무 / 인과론 / 감정의 굴레 / 머나먼 사랑 / 산 넘고 바다 건너 ? 1
산 넘고 바다 건너 ? 2 / 산 넘고 바다 건너 - 3
2부 : 잡부
능구렁이 - 1 (부재: 풀링 작업) / 능구렁이 ? 2 / 능구렁이 ? 3 / 능구렁이 ? 4
능구렁이 ? 5 / 무엇일까요 / 까마귀 / 바람 부는 날 / 술을 먹는 이유 2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 / 광산 - 1 (부재: 사람과 원숭이)
광산 - 2 (부재: 원숭이와 사람) / 하루하루 / 어느 휴일
언어의 다의성 1 / 언어의 다의성 2 / 죽음 / 음의 깊이 / 나와 개와 돼지
새벽 / 커피믹스 / 잡부의 정의 / 거울 2 / 언제부터인가요
잡부 - 1 (부재: 개잡부) / 잡부 - 2 (부재: 젊은 놈) / 잡부 - 3 (부제: 늙은 놈)
난봉가
3부: 술을 먹는 이유
행복의 나라 / 공원에서 / 호숫가에서 / 풍경 / 시각의 흐름 / 함께 사는 방법
침묵 / 크로스백 / 엇사랑 ? 1 / 엇사랑 ? 2 / 엇사랑 ? 3 / 가로등
에밀레종 ? 1 / 에밀레종 - 2 / 에밀레종 ? 3 / 에밀레종 ? 4 / 푯말 2
술을 마시는 이유 3 / 세상 밖에서 / 플라시보(placebo) 효과 / 최고의 술안주
순수의 시대 / 사자(死者)를 불러들이지 마세요 / 장마철 2 / 오늘 잃어버리는 것들
밤하늘의 별빛처럼 / 기도 / 아이덴티티(identity)